번호이동 최대 50만원 지급 시행..장기 가입 고객 역차별 논란

방통위,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 고시 오늘부터 
통신3사는 눈치..알뜰폰 사업자 울상 
역차별 논란..장기 가입고객 손해?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3.14 11:09 | 최종 수정 2024.03.14 11:20 의견 0
지난달 6일 서울의 휴대폰 판매점 모습 (자료=연합뉴스)

#핸드폰을 바꾸려고 대리점을 찾은 A씨, 갤럭시 S24의 가격표를 들여다 본다. 갤럭시S24 출고가격은 일반 모델 256GB기준 115만5000원이다. A씨는 오늘부터 시행되는 단통법 고시로 지원금을 받는다. 기존 사용하던 SKT에서 사업자를 KT로 변경해 전환지원금을 50만원 받았다. 또 높은 요금제로 바꾸면서 최대 공시지원금인 50만원을, 추가로 유통망 추가지원금 15만원을 지원받았다. 총 지원금 규모는 115만원정도 선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통법 폐지 이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완화 방안을 찾은 끝에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했다. 법안의 시행은 오늘(14일)부터다.

지난 1월 정부는 통신사 간 경쟁을 유도해 이용자들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단통법 폐지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실제 폐지로 이어지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단통법 폐지 이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 활성화 등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방통위는 1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세부 고시 제·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고시는 오늘부터 시행된다.

■방통위,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 고시 오늘부터

이번에 의결된 고시 제·개정안은 단말기 유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8일 단말기 유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이다.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제정안은 통신사가 최대 50만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게 했다. 전환지원금은 통신사가 번호이동을 하는 이용자의 기대수익, 위약금, 심(SIM) 카드 발급 비용, 장기가입 혜택 상실 비용 등 부담 비용을 지원하는 금액이다. 공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통신사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게 된다.

고시 제정으로 소비자는 통신사를 옮길 때 공지지원금과 별도로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 공시지원금만을 기준으로 책정한 유통망 추가지원금도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을 합한 총액의 15%로 받을 수 있게 돼 혜택이 커졌다.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업자간 경쟁을 기대 중이지만 통신사는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자료=연합뉴스)

■통신 3사는 눈치..알뜰폰 사업자·장기가입 고객 어쩌나

이번 개정으로 통신 3사는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통신3사 모두 AI나 데이터 관련 미래산업에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또 영업이익률이 10% 이하로 떨어져 있어 포화 시장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을지 미지수다.
이에 사실상 방통위가 기대하는 시장경쟁 활성화 효과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존립 위기’로 보고 있다. 알뜰폰 이용자들이 보조금 혜택을 받고자 이통 3사로 대거 돌아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다. 그동안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해온 알뜰폰 업계는 전환지원금이 과도하다며 이용자의 전환비용을 거쳐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원금 혜택 자체가 ‘번호이동’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대해 지적이 나온다. 한 통신사를 오랫동안 사용한 이용자에게 역차별을 조장하고 높은 요금제로의 변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요금제로 변경은 매월 통신비 부담을 증가시킨다.

전환지원금은 통신사를 자주 갈아타는 소비자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다른 통신사로 옮기지 않고 한 통신사만 꾸준히 이용해 온 ‘충성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없는 셈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