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 트렌드, 고물가 속 가성비로 소비자 잡았다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3.10 11:1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가 고물가 시대를 맞아 편의점과 마트 식음료 상품으로 번지고 있다.

모델이 GS25의 점보라면 시리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료=GS리테일)

1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대용량 대표 상품으로는 CU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과 GS25 '점보 사이즈 컵라면' 시리즈를 꼽았다.

CU는 이달 6일 빅사이즈 삼각김밥 4개를 하나의 큰 삼각형 용기에 담고 개별 구매보다 10% 저렴한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을 5900원에 출시했다.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은 하루 평균 점포 발주량 3만개에 달할 정도로 현장 관심이 뜨겁다.

GS25가 작년 5월 출시한 '점보도시락면'도 품귀현상이 벌어질 만큼 큰 성공을 거둬 3탄까지 나왔다.

8인분 분량을 합친 점보도시락면은 애초 5만개 한정으로 제작했으나 사흘 만에 완판 됐고 상시 운영상품으로 전환해 현재까지 170만개가 팔렸다. GS25는 라면 8개 분량 점보시리즈 '공간춘'과 '오모리 점보도시락'을 출시하면서 성공을 이어갔다.

이런 분위기는 스낵과 간식류에서도 감지된다.

GS25가 작년 6월 일반 팝콘의 5배 수준의 크기로 선보인 '넷플릭스점보팝콘'은 출시 후 지금까지 스낵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U가 선보인 '꾸이 포대'(1㎏)는 5만개 이상, 기존 대비 중량을 두 배 늘린 핫바 득템 3종은 740만개가 각각 팔렸다.

CU 관계자는 "최근 대용량 상품 출시는 고물가 시대에 고객의 알뜰 소비와 점포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에 함께 즐길 수 있고 가성비까지 고려한 대용량 차별화 상품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용량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은 일반 정육 상품 대비 5~15% 저렴한 '축산 리테일팩'(덩어리 고기)으로 유명하다.

덩어리 상태의 삼겹살 약 2kg을 3만원 중반, 1∼2등급 한우 등심과 채끝 1.5kg을 8만원대, 미국산 초이스 갈비살 1.5kg을 3만원 초중반에 각각 살 수 있다.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의 축산 리테일팩 1∼2월 매출은 작년보다 52% 늘었다.

수산 코너에서도 별도 소분 없이 덩어리째 판매하는 필렛 상품이 인기다.

광어회 필렛 상품은 3만원 안팎으로 슬라이스 소분 상품 대비 약 15% 저렴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에서 마시는 '홈술' 및 위스키 등을 탄산수, 음료와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Mixology)가 유행하며 대용량 위스키도 덩달아 판매가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칼라일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를 2만3000원대에 선보여 지난해 5만병 넘게 팔았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작년 12월 홈파티용으로 하이볼 60잔을 만들 수 있는 '야마미네 위스키'를 약 4만원에 출시해 지난달까지 석 달간 5000병을 팔았다. 일반 연어필렛 대비 두 배 용량의 '파타고니아 항공직송 생연어'도 준비 물량의 90% 이상을 소진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속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먹거리에서도 대용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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