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경매도 타격?..민간 경락잔금대출 서비스로 이어지나

민경미 기자 승인 2019.03.25 12:23 | 최종 수정 2019.03.25 21:24 의견 0
부동산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서부지법 경매법정에서 입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민경미 기자)


[한국정경신문=민경미 기자] 지난해 단행된 9·13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관련 대출이 규제되면서 경매에도 제동이 걸렸다. 일반매매뿐 아니라 경락잔금대출에도 제한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자 민간차원에서 경락잔금대출 서비스가 속속 생기고 있다. 

경락잔금대출이란 법원 경매나 공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에 대한 잔금대출을 뜻한다. 담보 물건이 경매 물건이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과 다르다.

탱크대부, 특수물건·아파트 후순위 담보대출 VS 지지옥션, 경락잔금거래소

탱크옥션의 자회사 탱크대부는 특수물건 전문대출과 아파트 후순위 담보대출 서비스를 시행했다. 지지옥션은 경락잔금거래소를 열었다. 

탱크대부는 특수물건 전문대출과 아파트 후순위 담보대출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은행과 연결시켜주기도 하고 회사 측에서 직접 대출을 실행하기도 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 중이다.

탱크옥션 관계자는 25일 “일반 경락잔금대출은 아니고 특수물건 전문대출과 아파트 후순위 담보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대출을 해주길 원하는 은행을 소개시켜주기도 하고 우리 회사에서 낙찰받은 물건에 대한 권리분석을 한 뒤 직접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지옥션의 경락잔금거래소는 대출 중계 알선만 해준다. 낙찰자가 지지옥션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이 낙찰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함께 희망 조건을 기재하면 대출 신청이 완료된다. 연락처와 대출금액, 희망 금리, 기간, 상환방식 등 원하는 조건을 설정하면 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대출규제로 낙찰 후에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낙찰자들을 위한 새로운 경락잔금대출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수수료는 현재 무료다. 수수료로 인한 수익활용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낙찰자와 투자자 양쪽 모두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문자발송시스템을 이용해 투자자에게 물건정보를 건넨 후 투자자가 원하면 낙찰자와 연결시켜준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지지옥션 홈페이지를 통한 대출신청은 20여건이 넘는다. 

■낙찰자 상담 시간 절약 긍정적..대출 조건 안되면 힘들어

지지옥션의 경락잔금거래소 (자료=지지옥션)


탱크대부와 지지옥션의 대출 관련 서비스는 낙찰자의 상담 시간을 절약하게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낙찰자가 경락잔금대출을 받기 위해선 은행을 직접 찾아다니거나 법원에 나온 영업사원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비록 주거래은행이라도 경락잔금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낙찰자들은 쉼 없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월천재테크 이주현 대표는 “지지옥션의 경락잔금거래소의 경우 처음 경매를 하거나 인맥이 없는 사람들은 괜찮을 것”이라며 “낙찰자 입장에서는 대출 상담할 곳이 한군데 더 생겨서 좋다. 시간을 절약해주는 효과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낙찰자가 대출조건이 안되면 대출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막힌 대출을 해결해주는 대부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부업 활성화 우려..대출 중개사 수수료 나눠먹기? 

대부업의 활성화 및 법원 앞 대출 중개자들의 수수료를 나눠먹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전문가는 “대부업이 활성화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제도권 안에서의 대출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법원 앞 대출 중개자는 “탱크대부는 후순위 대출이라 괜찮지만 지지옥션의 경락잔금대출서비스는 가뜩이나 경매시장이 좁아져서 딜러들이 힘든데 밥그릇 빼앗기”라고 하소연했다.  

이 중개자는 “지난해에 비해 경매 참가율이 30~40% 줄어들었지만 낙찰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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