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김창수 위스키 ‘주작’ 추첨 논란..당첨자 명단에 자사 주류담당 MD 포함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2.10 11:13 | 최종 수정 2023.02.10 15:25 의견 5

한 네티즌이 제기한 CU 김창수 위스키 공정성 의혹 [자료=네이버 카페]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편의점 CU가 추첨으로 진행한 ‘김창수 위스키’ 응모 행사에서 당첨자 명단에 내부자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종 당첨자 명단에 BGF리테일 주류담당MD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부터다. BGF리테일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발 빠른 수습에 나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에서 생산된 세 번째 위스키 ‘럭키 드로우’를 추첨을 통해 구매자를 선정하는 응모 이벤트를 진행했다. 추첨 방식으로 진행한 이유는 추운 날씨에 ‘오픈런’을 방지하고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구매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9일) 김창수 위스키의 최종 당첨자 명단이 발표된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BGF리테일 모바일 앱 포켓CU 당첨자 안내 발표에 CU의 주류 담당 본사 직원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최초 공개된 명단에는 해당 행사를 주관한 주류 담당 직원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이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한 네티즌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의혹과 관련 자료를 게재했다. 해당 네티즌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된 김창수 위스키 3호를 CU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응모했는데, 당첨자 명단 제일 하단에 CU 위스키 담당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일치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저분들 중 순수하게 추첨으로 뽑힌 분도 계시겠지만 저 위스키 담당자 권한으로 몇 명 더 들어갔다고 의심해볼 수도 있겠다”, “원래 기업에서 하는 이벤트는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서 해당 기업의 임직원 전체를 빼고 추첨하는 게 원칙일 것”, “CU는 기업 규모도 크면서 내부에 준법감시 부서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나 보다. 명백한 내부통제 실패로 보인다” 등 해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김창수 위스키와 CU 공식 사과문 [자료=BGF리테일]

이에 BGF리테일은 해당 이벤트의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올리고 재추첨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BGF리테일 측은 애플리케이션 포켓 CU 공지를 통해 “당사는 김창수 위스키 럭키드로우 응모를 진행해 당첨자를 발표했으나 최종 명단에 당사 직원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지했다”며 “인지 후 즉시 당첨을 취소하고 해당 수량(1병)은 10일 재추첨을 진행한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해 투명하게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일부 위스키는 중고 시장에서 ‘리셀(되팔기)’되는 거래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김창수 위스키는 국산 위스키로 희소성이 강해 직접 구매 시 병 당 20만원대 가격이 리셀 시장에서 2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희귀템’이다.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탄탄한 팬덤을 갖추고 있어 수많은 응모자가 몰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추첨 이벤트의 경우 사전 조작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비해 임직원을 배제하거나 추첨 장면을 녹화하는 등 관련 장치를 마련한다. 추첨 이벤트의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이 곧 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당초 이번 추첨 이벤트 취지로 내세운 ‘동일한 구매 기회’가 박탈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이와 같은 깜깜이 응모 행사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흔들리게 됐다. BGF리테일 측은 이번 응모 당첨자에 임직원이 포함된 것은 우연이라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당 이벤트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임직원도 참여할 수 있게 진행된 이벤트다. 임직원도 소비자”라며 “원래 추첨 이벤트의 공정성을 위한 사전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이번 이벤트의 경우 많은 추첨 인원이 몰려 로우(Raw)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첨자를 선별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임직원 당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첨된 직원과 이야기를 통해 고객에게 돌려주기로 마무리 지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공정에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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