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배터리 동맹①] '40조 잭팟' 삼성SDI, 포스코케미칼 잡고 '톱티어' 넘본다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10년간 40조 규모'
양극재 확보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공급
전기차 배터리시장서 '글로벌 톱티어' 목표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2.01 11:11 | 최종 수정 2023.02.01 11:16 의견 0
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준형 포스코케미칼 사장이 지난달 30일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후 체결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자료=포스코케미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삼성SDI이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K-배터리 판을 흔든다. 전세계 양극재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이들의 시너지는 국내와 해외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빛 발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삼성SDI에 앞으로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A 양극재(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공급하는 수주를 체결했다. 이로써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최장 기간의 계약이 성사됐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원료 조성에 따라 배터리의 특성과 성능이 결정되는데 NCA 양극재는 배터리 밀도와 출력이 높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번 계약으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원료 기반의 NCM·NCM(A) 양극재를 넘어 NCA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됐다. 또 계약 금액이 현재 시가총액(18조원 수준)의 2배가 넘는 규모에 달하는 만큼 이익 증가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이다.

배터리 시장의 큰손인 삼성SDI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한 점은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금까지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 공급을 100% 가까이 의존해왔다. 고객 다변화가 절실했던 포스코케미칼의 바람이 이번 수주로 이뤄진 셈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삼성SDI에 공급할 양극재 생산을 위해 국내 공장을 증설한다. 유럽 등 해외에도 신규 공장을 짓는다. 삼성SDI는 포스코케미칼에서 납품받은 양극재로 만든 배터리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 등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 외 전기차용 양극재 고객사를 확보했고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시장에의 추가 투자 계획이 구체화됐다"며 "오는 2026년 이후 삼성SDI 내에서의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점유율은 20%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각각 '월드 톱 소재기업'과 '글로벌 최강 배터리 기업'을 꿈꾸는 포스코케미칼과 삼성SDI이 서로의 강렬한 시너지에 힘입어 배터리 시장을 장악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포스코케미칼과 장기간에 걸쳐 규모 있는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 회사가 되겠다는 삼성SDI의 비전 달성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형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해 고객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사업 경쟁력을 고도화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며 "삼성SDI와 긴밀한 협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를 생산해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시장 리더의 지위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안정적인 글로벌 양산 능력과 원료 경쟁력을 토대로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SDI와 장기적 협력 관계를 증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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