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여기에요?"..카드사 '별별인증'에 소비자 박수치지만 설치비가 고민

얼굴부터 손바닥, 홍채 인증까지 다양
소비자들 "플라스틱 줄고, 생활도 편리" 환영
비싼 단말기 비용에 전국 확대·보급은 '숙제'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3.17 14:39 | 최종 수정 2021.03.17 14:40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얼굴로 결제할게요."

카드 없는 카드결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손바닥부터 얼굴, 심지어 목소리로도 결제할 수 있는 '별별 인증'이 늘어나면서, 외출을 나서는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나날이 가벼워질 전망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손바닥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 서비스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현재 세븐일레븐, 오크밸리 등 160여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정맥 결제' 서비스다. 단말기에 손바닥을 직접 대지 않고도 근적외선 센서가 정맥 속 헤모글로빈 성분을 식별, 타 인증수단에 비해 위생적이고 정확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 세븐일레븐의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에 핸드페이를 확대하기 위해, 함께 협의하고 준비하는 단계"라며 "다만, 핸드페이의 결제 추이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시장이 주춤하면서 크게 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갑 없이 '얼굴'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신한카드의 '페이스페이(Face Pay)'는 국내 최초 얼굴 인식 결제서비스로,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 3D·적외선 카메라로 추출한 디지털 얼굴 정보와 결제정보를 매칭해 안면인식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물 카드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얼굴 인증' 시스템인 만큼 기술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신한카드 고객 A씨는 "얼굴 인증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내 사진을 카드사가 가지고 있고, 단말기가 내 얼굴과 사진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생각했다"며 "쌍둥이나 닮은 사람이 와도 인식되는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페이스페이는 사진 기반 식별이 아닌 얼굴의 특이점을 암호화해서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기술적인 측면에선 안심해도 좋다"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전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보완하는 차원에서 한양대에서 시범 사업도 운영했다"고 답했다.

BC카드는 목소리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간편결제 앱인 '페이북'에 본인의 목소리를 등록하면 비밀번호 없이 목소리만으로 결제 인증을 할 수 있다.

또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는 '홍채 인식'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마스터카드와 손 잡고 하반기에 '지문인증카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문인증카드는 고객의 지문정보를 저장하고 인증할 수 있는 IC칩이 내장된 카드다.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올린 상태에서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터치하면 결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실물 카드 도난과 분실에 따른 결제 피해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해외 결제시 PIN(개인식별번호)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보안과 편리성을 제고하는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올 하반기에 해외 카드결제 이용이 많은 법인카드에 우선 적용한 후 시장 상황에 맞춰 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별별인증'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30대 고객 A씨는 "페이 결제도 그렇고 수단이 확실히 다양해지긴 했다"며 "집 밖을 나갈 때 지갑은 까먹어도 스마트폰은 꼭 챙기니까 카드를 까먹어서 애먹을 일도 없고, 플라스틱 등 자원 낭비가 줄어들 것 같아서 전체 카드사 차원에서 이런 생체 인증 서비스를 좀 더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세상 진짜 좋아졌다", "이렇게 쉽게 결제가 된다고?", "발전 속도가 무섭고 적응하기도 어렵다", "왜 몰랐지", "편하긴 한데 괜히 신종 사기로 이어질까봐 무섭군", "지난주에 이용해봤는데 손을 여기에요? 이런 느낌이라 신기하더라" 등 여러 반응이 오갔다.

간편한 생체인증 서비스가 새로운 대표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막상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적어, 출시는 됐지만 계속해서 초기 단계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신한·비씨·하나카드가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지정맥을 활용한 '핑페이(손가락 생체 인식 결제 시스템)'를 추진키로 했지만, 단말기 설치 비용 및 가맹점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개가 미뤄졌다. 현재 개발된 '정맥 인증 결제'와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도 나온지 반년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낯설다는 반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핑페이를 비롯, 생체 결제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 하려면 단말기가 전국적으로 깔려야 하는데 비용 문제가 만만찮다"며 "지문인식을 적용한 애플페이의 경우에도 국내에 들어오려면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1개당 약 20만원의 설치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어마어마한 규모라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급을 못하고 있으니 생체결제 서비스가 나와도 고객들은 체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비용 문제가 해결되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결제 업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소비자는 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분실 위험이 없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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