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하나와 뒤쫓는 신한..트래블 카드 둘러싼 카드사 ‘격전’

해외 여행객 급증..여행 특화 트래블 카드 열풍
하나, 선점 효과 톡톡..신한, 맹추격 나서
편의성 확대∙외국인 버전 등 경쟁 전략 선봬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4.03 11:1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하나카드가 해외여행 혜택을 강화한 ‘트래블 카드’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후발 주자의 추격이 맹렬한 가운데 하나와 신한 두 카드사의 다른 전략이 눈에 띈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주요 7개 카드사(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롯데, 우리, 하나)의 2월 개인 해외신용판매 금액은 지난해 대비 22% 증가한 2조3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잠잠했던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며 해외 소비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른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으로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된 2022년보다 310% 증가했다.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각 카드사는 여행 혜택을 강화한 카드를 출시했다. 트래블 카드로 불리는 해외 체크카드 시장을 처음 주도한 곳은 하나카드다.

2022년 하나카드가 선보인 ‘트래블로그 카드’는 통화 환율 우대와 현지 ATM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을 포함해 해외 여행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해외여행 필수 준비물이란 호평이 이어지며 현재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40.2%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공개한 트래블로그 카드의 작년 누적 환전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가입자도 400만명을 넘기며 선두주자의 실력을 입증했다.

하나 트래블로그 카드(좌)와 신한 쏠(SOL) 트래블 카드(우) (자료=각사 홈페이지)

경쟁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신한카드가 트래블로그 카드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올해 2월 ‘쏠(SOL) 트래블 체크’를 출시하며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출시 한달만에 30만장이 발급된 쏠 트래블 카드는 사용 후 남은 외화 환전 수수료 50% 우대 혜택으로 해외 체크카드의 차별성을 더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KB국민카드도 외화를 충전하고 결제할 수 있는 트래블카드 상품을 출시하거나 강화하며 경쟁을 뒤따랐다.

후발 주자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카드는 기존 혜택 기반의 편의성 개선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 1일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로 이용 가능했던 통화를 26종에서 41종으로 확대했다”며 “향후 트래블로그 카드에 AI 데이터를 적용하고 해외여행 시 필요한 기능으로만 구성된 ‘심플모드’를 출시해 카드 사용 편의성을 개선시킬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추격자인 신한카드는 트래블 카드를 외국인 관광객 용도로 변경한 상품 검토에 나섰다. 이 상품은 쏠 트래블 카드의 외국인 관광객 버전으로 원화 환전 환율 우대나 결제 수수료 면제, 국내 ATM 수수료 면제 혜택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가 외국인 관광객 대상 트래블 카드를 검토한 것은 상품의 고객 범위를 늘리고 선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향상과 더불어 새로운 고객 바탕의 사업 기반 확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력 확대되고 있는 점도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국내 외국인 관광객 수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신용카드 결제액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으로 확인된 관광목적 방한 관광객은 작년 888만명으로 2022년 대비 34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 카드 발급이 증가하면 카드 해외 사용액이 확대되고 해외 여행에 익숙한 MZ세대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여행객은 주요 소비 계층인 만큼 고객 확보 시 여러 부가적인 사업 효과가 수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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