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손해율 ‘순풍’ 이어온 자동차보험..올해 ‘경고등’ 예고

지난해 자동차보험 매출 21조..빅4 손보사, 과점 확대
침수피해 감소에 전체 손해율 80.7%..10년 만에 최저
올해 보험료 인하·정비수가 인상..손해율, 상승 우려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4.18 09:4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이익율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손해율도 10년 새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순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으로 올해 손해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이익률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손해율도 10년 새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자료=픽사베이)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12곳의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총 21조484억원으로 2022년보다 1.4% 증가했다. 이익률은 15.9% 오른 5539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실적에 대해 보험가입대수 증가에 따른 보험료 수입 상승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대형 손보사들의 시장 과점도 더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빅4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의 총 시장점유율은 85.3%로 2022년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했지만 중소형사(메리츠화재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흥국화재)의 점유율은 0.5%포인트 감소한 8.4%로 나타났다.

손보업계는 빅4 손보사의 보험 손익이 지난해에도 증가해 시장점유율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빅4 손보사 중 보험 손익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944억원의 보험 손익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52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보험 손익은 각각 465억원, 374억원, 127억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손보사의 손익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율은 80.7%로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은 2022년 자동차보험료를 1~1.5%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 2~2.5% 한 차례 더 내렸다. 당시 상생 금융의 목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했지만 혹여나 손해율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행히 손해율은 악화 요인이 존재했음에도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었다.

금감원은 손해율 개선에 대해 보험가입대수 증가로 수입이 상승했으며 침수 피해가 감소해 사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침수피해액은 151억원으로 극한호우가 심각했던 2022년(886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팬더믹 기간 이동량이 주춤하자 교통사고 발생량도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팬더믹 이전인 2019년 34만5061명에서 2022년 28만4538명으로 23.3% 감소했다.

교통사고 피해가 줄며 손보사들은 손해율을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다시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업계는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엔데믹으로 인한 이동량 증가가 손해율을 다시 상승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단행된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도 이미 누적된 보험료 인하가 상당한 가운데 서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 중소형 손보사한테는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1분기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2.5%포인트 오른 상태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차량 이동량도 계속해서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교통사고 건수와 부상자 수도 지난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역 완화 직후인 2~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 올해는 코로나 시기보다 더 많은 사고 건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됐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의 정비수가 인상도 변수로 떠올랐다. 협의회는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 정비 요금의 시간당 공임을 3.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지출이 늘어날 전망에 손보사들의 손해율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계속해서 인하했기에 들어오는 보험료도 많이 줄었고 엔데믹에 따른 사고 건수 증가나 정비 수가 인상 등으로 손해율 악화 여지가 다분한 상황이다”며 “특히 오는 여름 침수피해가 예년보다 증가한다면 손해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의 규모에 따라 보험료나 정비 수가 인상의 영향은 대동소이할 수 있지만 계절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영향을 준다”며 “각 보험사가 손해율 상승에 대비해 관리하는 만큼 현재 수준에서 소폭 상승하거나 근사한 정도로 변동이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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