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시총 100조 회복] 수소전기차 쾌속질주 28개월만에 '고지 탈환'

조승예 기자 승인 2020.09.21 15:52 | 최종 수정 2020.09.24 15:29 의견 0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지 2년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를 앞세워 28개월 만에 상장사 기준으로 시가총액 100조원을 회복했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보통주 종가 기준 현대차그룹 12개 상장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은 100조227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 시총이 100조를 넘어선 것은 2018년 5월 14일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현대차그룹이 100조 시대를 다시 맞이하게 된데는 '3인방'의 역할이 컸다. 현대차가 39조1149억원, 현대모비스가 23조32억원, 기아차가 19조6601억원으로 등 시총 합계가 그룹 전체의 80%를 넘게 차지한다.

2011년 말 시총이 130조원에 육박했던 현대차그룹은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그룹 전체 몸집도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 3월 19일에는 45조2621억원으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지난 18일 소폭 하락했던 현대차그룹 주가는 21일 장초반 3% 이상 상승하며 100조원을 다시 훌쩍 넘어섰다.

현대차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전 거래일보다 4.14%까지 오르며 장중 시총이 4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가 3시 현재 39조3149억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 (자료=한국거래소)

현대기아차는 최근 수소·전기차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재계의 협력을 도모하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청와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직접 전기차 전략을 소개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정 부회장의 의지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차로는 2025년까지 유럽으로 1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총 투자를 연간 20조 원 규모로 늘리고 향후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이 수소·전기차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증권사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20만원 이상으로 높이고 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87.3% 증가한 1조1조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당기순이익은 9991억원으로 96.2%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판매는 7월 기준 글로벌 브랜드 중 5위를 유지했고 유럽만 보면 3위"라며 "수소차는 당연히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속하는 가운데 첫 연료전지 시스템이 유럽 수출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김민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내년 플랫폼 기반 전기차 신차가 준비된 곳은 테슬라와 폭스바겐·현대차뿐이다"며 "내년 글로벌 전기차 예상 판매량은 19만대로 올해보다 2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6월 LG그룹이 2년여 만에 시총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현대차그룹도 가세하면서 국내 증시는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시총 100조 시대를 열게 됐다. 삼성그룹의 16개 상장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은 525조원을 기록했다. SK는 140조원을 바라보고 있고 LG도 100조원을 훌쩍 넘어 115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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