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AI 기술이 인간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특히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조언하는 등 새로운 소통의 주체로 자리 잡았다. 이에 AI 챗봇의 조언이 실제 연애에도 도움이 될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31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1000명(남녀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AI 챗봇과 연애’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명 중 1명(24%)은 “AI 챗봇이 연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미혼남녀 24%가 AI 챗봇의 조언이 연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사진=듀오)
 
연애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이들은 주로 ▲연애 중 갈등 관리(55%) ▲데이트 코스나 선물 조언(44%) ▲감정 조절 및 자기 성찰(43%) 등을 꼽았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감정 조절·자기 성찰(52%)과 갈등 관리(64%) 항목에서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AI가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고 갈등을 보다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돕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한 이들도 400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연애·결혼 문제는 사람과의 대화가 필요하다(34%)’가 가장 많았다. ▲위로는 되지만 실질적 해결은 어렵다(18%) ▲답변이 일반적이다(14%)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이는 AI 챗봇이 감정의 미묘한 뉘앙스나 상황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기엔 아직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AI 조언이 사람보다 낫다고 느낀 점으로는 ▲시간이나 상황의 제약이 없다(28%) ▲객관적이고 해결책 중심이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20%) ▲비난하지 않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15%) ▲비밀이 지켜져 안심된다(15%) 등을 선택했다.
연애 중 AI 챗봇과 연인 중 누구의 의견을 더 신뢰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7%가 “연인의 의견을 더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도 42%로 적지 않았다. 이는 AI가 아직 연애 조언의 보조 수단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일부는 관계 판단의 참고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듀오 관계자는 “AI 챗봇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과 관계의 맥락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며 “이런 시대일수록 진정성 있는 대화와 사람 중심의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설문조사 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23일부터 24일까지 연애 경험이 있는 만 20세~39세 미혼남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0%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