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미국 내 인력난과 비자 문제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전기차 공급망 본격 가동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은 현지 숙련 인력 부족과 비자 발급 차질로 준공이 최소 2~3개월 늦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배터리 물량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는 SK온을 통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조업 인력풀 한계와 비자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SK온이 배터리연구원. (사진=SK온)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공장을 직접 짓고 운영할 수 있는 엔지니어 등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국 본사와 협력사, 장비업체까지 대거 미국에 투입되지만 비자 문제로 현장 가동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인 ‘HMGMA’를건설하는 동시에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 각각 배터리 합작공장도 함께 짓고 있다. 두 합작공장 모두 준공률이 95% 안팎으로 설비 투입 등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 준공 지연을 만회할 방안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SK온 합작공장을 통해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의 60~70%를 SK온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번 구금 사태를 계기로 SK온의 배터리 공급 비중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SK온은 단기 상용 B-1 비자 소지자의 현장 복귀를 돕기 위해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SK온 관계자는 “국무부 외교 업무 매뉴얼(FAM)에 따라 B-1 비자 소지자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직원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중 B-1 비자 인력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 비자 문제와 투자 환경 불확실성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제조업 자체가 취약해 숙련 인력을 현지 조달하기 어렵고 비자 제약이 더해져 인력난이 깊어지고 있다”며 “단기적 해결책은 가능하지만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는 장기적으로 투자와 사업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단속 사태는 현지에서 한국 건설사가 직접 공사를 맡은 조지아주 공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국 내 배터리 및 반도체 공장 건설 시 현지 업체 활용과 비자 쿼터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