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태광산업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상대로 그린메일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태광산업은 28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인위적 주가조작 및 시장질서 교란 혐의를 금융감독원에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태광그룹 흥국생명빌딩 전경 (사진=태광그룹)

태광산업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지난 2월과 3월 주주서한을 통해 주당 200만원에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당시 주가 62만1000원 대비 3.2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태광산업은 이 같은 요구가 그린메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이 보유한 6만7669주가 200만원까지 오를 경우 평가액이 420억원에서 1353억원으로 933억원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태광산업은 법무법인 검토를 거쳐 "고가 공개매수는 주가 급등 후 급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트러스톤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11일 연속 순매도하며 9023주(85억원 규모)를 처분한 점을 문제 삼았다. 보유 물량의 13.3%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이 2021년 태광산업 주식을 사모은 뒤 장내에서 지속적으로 대량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지난 18일의 블록딜을 앞두고 주가하락을 예상해 미리 처분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