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LG유플러스가 피싱 피해로부터 고객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보안에 특화된 AI를 개발해 ‘일상의 디지털 안전망’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MWC에서 공개한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에 탑재해 상용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을 온디바이스 형태로 상용화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LG유플러스가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사진=LG유플러스)
‘안티딥보이스’는 AI가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최근 위조한 목소리로 지인을 사칭하거나 인질극을 가장하는 등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AI 엔진에 약 3000시간 분량의 통화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3000시간은 통화 건수로 약 200만건에 해당하는 양이다. 완성된 '안티딥보이스'는 위조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운 발음을 찾아내거나 음성 주파수의 비정상적인 패턴을 탐지하는 등 과정을 통해 진위를 판별한다.
이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VAD 및 STT, 안티스푸핑 등의 기술로 구현됐다. 통화 중 실제 음성 구간을 탐지(VAD)하고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STT)한 후 해당 음성의 위변조 여부를 분석(안티스푸핑)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를 경량화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익시오가 고객의 정보를 통신사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자신의 스마트폰에만 저장하는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익시오에 탑재된 안티딥보이스를 통해 고객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안티딥보이스 기술은 익시오를 통해 통화중인 상대방의 목소리가 위변조됐다는 사실을 즉각적으로 판별한다. 목소리 위변조 여부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통화 데이터는 약 5초 남짓이다.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가 위변조된 경우 익시오는 팝업 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보이스피싱 위험으로부터 한층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AI가 합성한 얼굴을 활용한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있는 비자연적인 흔적을 탐지함으로써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픽셀 단위의 질감이나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이나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안티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영상을 이용한 피싱 범죄를 차단하고 위변조된 유해 콘텐츠를 신속히 식별하는 등 고객의 안전을 보호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통해 통화 전·중·후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통화 전 AI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술은 보이스피싱으로 신고된 전화번호의 통화 패턴 등을 AI가 학습한 뒤 통화 시작 전에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은 번호를 자동 탐지한다. 전화를 받기 전에 위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통화 중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탐지하는 ‘범죄자 목소리 탐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력해 개발 중으로 보이스피싱범의 목소리를 AI로 실시간 비교·분석해 일치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경고 알림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본격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금융권과 협업해 AI 기반의 보이스피싱 위험 징후 탐지 및 실시간 경고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통해 보이스피싱 예방은 물론 개인의 일상과 감정까지 보호해 나갈 방침이다. 통화 중 위험 알림을 넘어 디지털 스토킹이나 언어 폭력 및 허위 정보 유포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통신 기반 위협 요소를 탐지·차단하는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AI 안심 에이전트’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전병기 LG유플러스 AX기술그룹장은 “차별화된 보안 기술을 통해 '가장 안전한 AI를 보유한, 보안에 가장 진심인 통신사'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AI가 고객의 삶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 LG유플러스가 달성하고자 하는 ‘밝은 세상’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