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건 우리은행이 2025년 기업대출 점유율 2위 탈환, 2027년 1위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재 50대 50인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2026년 말에는 60대 40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장광익 우리은행 브랜드 홍보그룹 부행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장이 7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우리은행 기자간담회 영상화면 캡쳐)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 이후 강조해온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의 의미를 ‘기업금융에 강한 역사적 전통과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활력 제고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 정의 내렸다.

금융의 중개 기능을 강화해 신성장산업 등 기업성장을 이끌어 경제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미래금융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시중은행들의 가계 및 기업의 포트폴리오가 50대 50으로 비슷하다”면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실행해서 기업 60%, 가계가 40%로 기업금융을 중요시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8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35조7000억원이며 가계대출은 132조700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2026년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207조4000억원, 가계대출은 138조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3대 추진 방향으로 ▲미래성장산업 지원 확대 ▲차별적 미래 경쟁력 확보 ▲최적의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우선 대기업과 관련해 2027년까지 대기업 여신 약 15조원 증대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주채권은행 11개 계열기업 여신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견기업 부문에서는 2028년까지 300개 중견기업에 총 4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합동 ‘라이징 리더스 300(Rising Leaders 300)’를 통해 집중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방산, 이차전지, 반도체 등 신성장사업 중심으로 매년 4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8월말 기준 4조7000억원으로 이미 연간 목표치를 달성한 상태다.

차별적 미래 겅쟁력 확보를 위해 비이자, 플랫폼, 글로벌 부문을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 비이자 부문에서는 홀세일 파이낸스(Wholssale Finance)의 개념을 도입해 여신 외 파생, 외환 지급보증 등을 아우르는 비이자 전략을 수립했다.

플랫폼 부문에서는 공급망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를 고도화한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이 별도의 비용 없이 가입해 구매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업금융 디지털 명가 도약을 위해 2만개사의 제휴사를 확보하고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IATA 항공결제 시장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발굴하는 등 이종산업 간 제휴 모델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최적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는 조직과 인사 부분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도입한다. 우선 조직 차원에서 신성장기업영업본부와 비즈프라임센터 등 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했다. 지난 7월 반월·시화비즈프라임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이달 내 남동·송도, 창원·녹산에 비즈프라임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인사에 있어서도 기업금융 전문 인력 인사괸라과 경력 개발을 위해 인사 권한을 소관 사업 그룹으로 이관했다. 현장 중심 인사체계를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파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본급여의 최대 300%내 성과를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심사 부문에서도 신성장산업 전담 심사팀을 신설해 심사 속도를 높이고 건전성도 동시에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구체적으로는 여신심사 표준 시간을 도입하고 사전 예방적 필터링으로 부실여신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상생과 관련해서는 지자체와 상호협력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 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디노랩’ 및 중소기업 특화채널 신설을 추진하는 형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성장을 두고 향후 적정한 자본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우리은행이 16.26%로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강 부문장은 “은행에서 자산이 평균 6% 성장하게 되면 자본 비율에 데미지 없이 성장을 할 수 있다”며 “가계대출은 정체 상태고 올해 1조1000억원의 가계대출이 줄었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도 큰 데미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도 “무조건 여신만 늘린다고 하면 자본비율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신성장산업 등 자본이 흘러들어가서 고용 확대 등 2차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정말 우리나라 경제에 돈이 필요한 산업에 자본을 더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우리은행은 과거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끌어온 기업금융 명가 은행으로서 필요한 곳에 돈이 흘러가게 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부문장은 “역사적 전통을 바탕으로 해서 전문 역량을 배양하고 기업에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하겠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미래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우리은행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