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장기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 여파로 수익 창출 어려움이 지속된 결과다. 하지만 1분기 성적표를 받은 후 달라진 분위기가 관측됐다. 고비용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준공되면서 주택사업의 회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정경신문은 창간 15주년을 맞아 기지개를 켤 준비 중인 건설업계의 주택사업 현황과 수주 격전지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GS건설이 주택 브랜드 ‘자이(XI)’를 리뉴얼 한 후 빠르게 수주실적을 확보해 가고 있다. 품질 경영을 강화하고 입주민을 대상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개선한 성과로 평가된다.
리브랜딩 후 주택·건축 부문 수익성 역시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내달부터 ‘제로에너지 의무화’ 시행되는 만큼 원가율 개선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지난 13일 가재울7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가재울7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대에는 지하 4층~지상 26층, 14개동 규모의 공동주택 1407세대와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의 계약금액은 3683억원이다.
GS건설은 1월 6498억원 규모 중화5구역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진행한 이래 ▲부산 수영 1구역(6374억원) ▲봉천14구역(6275억원) ▲상계5구역(2802억원) 등의 시공사로 선정되는 데 성공했다. 가재울7구역 계약금까지 포함한다면 올해 정비사업 신규 수주고는 2조5632억원에 달한다. 작년 연간 수주액의 82.4% 수준이다.
최근 진행된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서는 두차례 단독 응찰한 바 있어 수의계약이 예상된다. 총공사비가 1조6934억원에 달하는 만큼 계약 체결 시 삼성물산에 이어 두번째로 도시정비 ‘4조 클럽’에 입성할 전망이다.
수주 확대에 성공한 배경으론 주택 브랜드 ‘자이’에 대한 리뉴얼이 주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작년 11월 ‘자이’에 대한 전면 리뉴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요 키워드로는 안전과 품질 경영이 강조됐다. 이번 리뉴얼은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후 고착된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먼저 보고 새로 고침’ 캠페인과 ‘자이안 데이’를 진행하면서 입주민과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먼저 보고 새로 고침’ 캠페인은 신축 단지의 주요 시설을 선제적으로 점검해 주는 서비스다. ‘자이안 데이’는 ‘자이’의 리브랜딩과 자이갤러리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입주민을 개최된 초청 행사로 매년 추진될 방침이다.
현장 품질 경영에 집중한 결과 국토교통부 하자 심의 분쟁조정위원회 판정에서는 6개월간 하자 ‘0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리뉴얼을 통한 이미지 개선은 수주 실적 확대뿐만 아니라 주택·건설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GS건설의 1분기 주택·건설 부분 매출총이익률(GPM)은 9.5%로 확인됐다. 연간 목표치로 제시했던 8.5%를 초과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주택 부문 GPM이 좋은 점을 고려한다면 추가적인 개선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원가율 개선은 여전한 걸림돌로 남아있다. GS건설의 원가율은 작년 말 기준 91.3%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 건설사 평균치인 92.8%보단 낮지만 여전히 90%를 초과한 상태로 유지된 것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원가율 부담은 더 증가할 가능성 높다.
한편 GS건설은 새롭게 태어난 ‘자이’ 브랜드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확장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의 수주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공사비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우수한 시공능력과 뛰어난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사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충분한 사전 검토와 사업성 분석을 통해 좋은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수주하고 사업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