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주 성공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내세운 조건엔 조합원들의 관심이 모인다.
양사 모두 파격적인 금융 혜택을 제시한 가운데 각사의 최고경영자(CEO)는 현장에 등판하거나 영상에 출연해 수주전 활동을 지원했다.
(윗쪽부터)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공개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조감도
(자료=각사)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조합은 내달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달 15일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지하 6층~지상38층, 12개동에 아파트 777세대, 오피스텔 894실, 상업·업무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최근 건설업계의 수주 활동이 경쟁입찰을 피하는 기조임에도 두 건설사가 나선 것은 총공사비가 9557억원에 달하는 대형 정비사업이기 때문이다. 서울 중심부 신규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 높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와 인접해 대표 수혜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에 양사는 성공적인 입찰을 위해 역대급 사업조건을 제시하면서 조합원 설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HDC현산은 입찰 과정에서 평당공사비를 858만원으로 제안했다. 조합 측에서 예상한 가격보다 100만원가량 저렴하다. 지하공간의 효율화와 상업시설을 확대해 분양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다. 동 개수는 9개로 조정했다.
특히 이주 활동 관련 혜택이 눈길을 끈다. 조합원당 최저 이주비를 2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역대 정비사업 중 최고 수준이다. 이와 함께 공사 기간은 42개월로 제시해 경쟁사 대비 빠른 입주가 가능하게끔 선보였다.
포스코이앤씨도 사업촉진비 1조5000억원이란 정비사업 사상 최대 규모의 조건을 선보였다. 금리는 금융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련했다. 조합 운영을 비롯한 필수사업비 금리는 CD+0.7%다. 최저 이주비는 16억원이지만 담보인정비율(LTV)과 금리를 각각 160%, CD+0.85%로 설정해 이자 부담을 낮췄다.
분담금 납부 방식은 ‘입주 시 100%’와 ‘입주 후 2+2년 유예’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여러 정비사업장에서 심화된 공사비 인상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선 입찰 후 공사비 물가 상승은 20개월 유예한다고 약속했다. 또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을 제안했다.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은 조합이 분양을 통해 확보한 수입 범위 내에서 시공사가 진행률만큼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분양 수익이 생길 경우 공사비가 나가는 형태라 조합 입장에선 ‘기성불’보다 사업 지연에 따른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HDC현산이 ‘기성불’로 제안한 만큼 조합 부담 완화 측면에서 이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주전 활동에선 정경구 HDC현산 대표와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직접 지원하는 모습도 펼쳐졌다.
정경구 HDC현산 대표는 지난달 24일 사업지 현장에 임직원들과 직접 방문했다. 현장에서 정경구 대표는 “용산에서 다수의 성공적인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원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영상에 출현해 수주의지를 드러냈다. 정희민 사장은 “직접 진두지휘해 유일무이한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안전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네거티브보단 사업조건으로 수주 열기를 띠고 있다”며 “눈에 띄는 금융 혜택을 여럿 선보였는데 조합원 입장에선 추후 이자 비용이 적고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조건을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