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앱, 모바일 신분증 품는다..‘생활플랫폼’에 한 발짝 더

국민·농협·카뱅·토스·네이버 등,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참여기업 선정
연내 시스템 개발 후 모바일 신분증 발급..자체 앱 인증 서비스 활용성↑
“금융 거래 시 편의성 향상으로 금융접근성 높아질 것”..플랫폼 생태계 확장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6.10 12:2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르면 연내 모바일 신분증이 주요 금융앱에 탑재된다. 단순 본인 확인 기능을 넘어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이 인정되면서 금융앱의 생활플랫폼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6일 올해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참여기업으로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 카카오·카카오뱅크 컨소시엄 등 5개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일 올해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참여기업으로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 카카오·카카오뱅크 컨소시엄 등 5개사를 선정했다. (자료=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비대면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신분증이다. 공공기관, 은행, 공항 국내선, 병원, 편의점 등 실물 신분증이 필요한 곳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쓸 수 있다.

행안부는 2022년 모바일 운전면허증, 지난해 국가보훈등록증 등을 제공해 왔으나 별도의 정부 앱 다운로드가 필요해 이용률이 낮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삼성월렛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증 발급이 가능하게 했다.

이번에 은행앱과 빅테크앱에도 모바일 신분증 발급 서비스를 개방하면서 국민의 서비스 선택권을 더욱 넓힌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은 이달부터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연내 완료하고 적합성 평가를 통과할 시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할 수 있게 된다.

이들 업체 중 가장 선두에 있는 것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KB스타뱅킹 내 생활밀착형 플랫폼 ‘국민지갑’을 통해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주민등록법 제 25조에 따라 기존 실물 주민등록증과 동일한 신분 확인 효력을 갖는 행안부의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를 금융 플랫폼에 적용한 첫 사례다.

기존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 서비스는 실물 신분증 정보를 앱에 저장해 필요 시 정보를 호출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앱 내에 신분증을 발급해 탑재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DID(Decentralized Identity) 기술이 적용돼 신원 및 진위확인이 가능하다.

기존 모바일 신분증 확인 기술이 일부 본인확인 업무에만 활용이 가능했다면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본인확인, 실명확인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은 연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KB스타뱅킹 내 국민지갑을 통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2022년 5월부터 전국 영업점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실명확인 수단으로 도입했다. 실명 확인이 필요한 모든 은행 창구 업무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농협은행의 서비스는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우수 서비스 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농협은행은 연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적합성 평가단계를 거쳐 ‘NH올원뱅크’에서 모바일 신분증 발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쌓아온 인증, 보안 기술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2017년 출범 당시부터 자체 인증을 도입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는 본인확인기관과 공인전자문서중계자에 이어서 전자서명인증사업자까지 인증 라이선스 3종을 모두 취득했다. 신분증 촬영 및 인식, 안면 인증, 무자각 인증 등 금융 인증·보안 솔루션을 모두 자체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앱과 카카오톡 ‘더보기’ 탭 내 모바일 신분증 메뉴를 추가해 이용자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발급 및 조회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토스도 인증에 관련된 전자서명인증사업자, 본인확인기관에 이어 모바일신분증 자격까지 확보하게 됐다. 토스는 가입자 28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 1910만명을 확보하고 있어 토스에 모바일신분증이 탑재될 경우 높은 이용률이 예상된다.

토스는 모바일신분증 관련 개인정보 및 보안관리 방안으로 ▲개인정보 즉시 파기 ▲위변조 방지 ▲개인정보 암호화 및 물리적 접근 방지 등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 관리계획 수립도 마쳤다.

토스 관계자는 “2800만 토스 고객이 모바일신분증을 손쉽게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가장 편리한 접근경로와 사용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앱에 모바일 신분증 발급 서비스가 탑재되면 단순한 신분 증명을 넘어 결제, 금융 서비스와 결합해 플랫폼 생태계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뱅킹앱에 모바일·전자서명 본인인증 서비스를 탑재해 금융·비금융 업무와 연계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신분증 발급 서비스가 도입되면 비대면 계좌개설 등 금융 거래 시 편의성 향상으로 금융접근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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