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함정 왕좌는 나의 것”..유럽·북미 조단위 잭팟 누구 품에

이달 초 각국 초청해 잠수함 기술력 소개
캐나다·폴란드·필리핀 K-함정 협력 관측
2030년 특수선 매출 2조원 이상 목표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4.08 11:19 의견 0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국과 방산 분야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권혁웅 한화오션 부회장(왼쪽)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방산 라이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 사의 함정 우수성을 글로벌 각국에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부터 폴란드, 호주, 필리핀 등 세계 곳곳이 K-함정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들의 수주 잭팟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구도가 팽팽하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일 울산 본사에서 3000톤급 잠수함(배치-1) 3번 함 신채호함 인도 서명식을 열었다.

신채호함은 독자 설계·건조된 잠수함으로 해군에 인도된 뒤 전력화 과정을 통해 올해 말 작전에 투입된다.

이날 행사엔 마이클 L. 맥도날드 캐나다 연방상원의원과 마이클 제이콥슨 호주 잠수함사령부 국장, 파울 두클로스 주한페루대사 등 9개국 20여 명 정부 인사가 자리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이 자리에서 “적기에 납품된 뛰어난 성능의 우리 잠수함을 각국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정부와 팀코리아로 K-방산 수출 분야 성과를 거두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5일)에는 한화오션이 잠수함 건조 기술력을 내세우기 위해 미국과 호주 등 해외 주요 군 관계자들을 거제사업장으로 초청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 II, III 잠수함을 중심으로 건조 기술을 소개하고 참석자들이 정비 및 건조 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현재 동급 세계최강 성능을 보유한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을 전면에 내세워 폴란드와 사우디, 캐나다, 필리핀 등에 잠수함 수출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정승균 해외사업단장(왼쪽 첫번째)이 지난 5일 미국과 호주 주요 군 관계자들에 함정 건조 경쟁력을 소개하고 있다. (자료=한화오션)

■ 325조 시장 선점 경쟁..캐나다·폴란드 대형 프로젝트 추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전세계를 무대로 함정 라이벌을 구축한 배경엔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등 대륙을 불문하고 K-함정을 선호하는 분위기와 글로벌 방산 성장세가 있다.

업계에선 향후 10년 간 전 세계 잠수함 및 수상함 시장 규모를 2430억달러(약 325조원)로 추산한다. 이 중 잠수함은 ▲캐나다 60조원 ▲폴란드 5조원 ▲필리핀 3조원 등 70조원가량의 발주가 예정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정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더욱이 앞서 두 회사의 잠수함 행사에 참여한 외빈 국가 중 캐나다와 페루, 호주, 필리핀, 폴란드 등은 K-함정 수출 협력이 유력한 국가다. 미국과는 두 회사가 나란히 방산 분야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해군 관계자들이 올해 2월 캐나다를 찾아 국방·방산협력 실무 및 확대 회의를 갖기도 했다.

캐나다 해군은 노후 잠수함 교체용으로 장거리 3000톤급 신형 잠수함 12척을 도입하기 위한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잠수함 획득 비용은 1척에 2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수명 주기 비용과 교육 훈련까지 더해 약 79조62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폴란드 역시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ORKA(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총 22억5000만유로(약 3조2559억원) 규모의 장거리 유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2~3척 도입을 예고했다. 필리핀도 약 3조원 규모의 잠수함 2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 4일 울산 본사에서 3000톤급 잠수함(배치-1) 3번 함 신채호함 인도 서명식을 열었다. (자료=HD현대중공업)

■ HD현대·한화 2030년 특수선 매출 각각 2조·2.9조 목표

두 회사는 함정 수주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특수선 능력을 입증하는 데 팔을 걷었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분야 국내 최다 수출실적을 갖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페루로부터 호위함 등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총 18척의 해외 함정을 수주했다.

올해 특수선 부문 수주 목표치는 9억8800만달러로 책정했다. 작년 추정 실적보다 약 615% 높다. 오는 2030년까지 특수선 사업만으로 독자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전략이다. 특수선 분야 매출 목표는 2030년까지 2조원으로 잡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함정 건조 기술력과 사업관리 및 MRO 등 함정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함정 수출 실적과 잠수함 개발 및 건조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수출 경쟁력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특수선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9000억원, 2040년에는 7조3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해군 최신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II 3척을 모두 수주해 건조하고 있다.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1200톤급 장보고-I, 1800톤급 장보고-II 잠수함에 대한 창정비 및 성능개량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방한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 자체 잠수함 건조 역량과 MRO 기술력도 선보였다.

잠수함 건조 기술과 MRO역량을 잠재고객군에 각인시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비롯한 잠수함 해외시장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가대표 해양 방산업체로서 방산 인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세계 수준의 함정 MRO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함정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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