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적’된 은행권, 도로 민간 출신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 모실까
16일 3차 회추위서 차기 회장 후보자 1인 결정
손병환·임영록·조용병 등 5파전..민간 출신 두각
‘관료’ 김광수 회장 거쳐 다시 민간 출신 회장 탄생?
“이자장사 등 비난 여론 거세..업권 대변할 인물 필요”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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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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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은행권을 대표하는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이번 주 결정된다. 당국과 소통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주로 관료 출신 인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이자장사, 갑질 논란 등 은행권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센 만큼 업권을 대변할 수 있는 민간 출신 인물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16일 3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잠정 후보군 5명 중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 이후 3개 정회원사가 모두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로 최종 선임한다.
앞서 회추위는 2차 회의를 통해 잠정 후보군 6명을 정했다. 후보 명단에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과 손병환 전 농협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고사 의사를 밝히며 후보군은 5명으로 좁혀졌다. 임영록 전 회장이 유일한 관료 출신이며 나머지 후보 4명은 민간 출신 인물이다.
이는 14대 은행연합회 회장을 뽑았던 2020년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에는 정치인 1명, 관료 2명, 전직 금융사 CEO 4명 등으로 후보군이 구성됐지만 일찌감치 관료 출신이자 현직 금융지주 회장인 김광수 회장의 선임이 유력시 됐다.
민·관을 두루 거친 김광수 회장이 사모펀드 사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은행권의 산적한 현안을 처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은행권은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으로 관료 출신 인물을 선호해 왔다. 은행업권과 금융당국의 소통을 담당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인 만큼 관료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2대 하영구, 13대 김태영 등 민간 출신 회장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이런 경향은 옅어졌다. 오히려 최근 선임 사례로 좁히면 관료 출신인 김광수 현 회장의 선임이 이례적인 경우다.
당시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과 은행간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상태에서 김 회장의 대정부 소통능력이 높게 평가된 결과다.
올해는 은행권을 향한 이자장사, 돈잔치 비판여론이 거세다. 대관 능력도 중요하지만 은행권 목소리를 직접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조성됐다. 이번 민간 출신 후보들의 면면이 화려한 점도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였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후보 자리를 고사하며 “은행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분이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한 점도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 탄생에 무게를 싣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은행연합회장에 관료 출신이 많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려졌다”며 “종노릇 등 은행권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센 만큼 은행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업권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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