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리포트+] 삼성전자, ‘업턴’ 긍정 시그널 2가지

반도체(DS) 부문 적자로 2Q 실적 쇼크
증권가 기대치 웃돈 선방 평가 긍정적
반도체 적자 축소·MX 조기 등판 ‘기대’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7.10 08:18 | 최종 수정 2023.07.10 10:38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에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분야의 부진한 실적으로 암울한 상반기를 보낸 삼성전자가 하반기 실적 방어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등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적자가 1분기보다는 줄어든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실적 선방의 주요 사업인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갤럭시 폴더블폰 Z폴드·플립5로 실적 방어에 나서는 만큼 올 3분기 삼성을 둘러싼 호재를 예상하면서 실적 업턴(반등)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시장 기대치 웃돈 ‘선방’…반도체(DS) 감산 효과 본격화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이다. 1분기 대비 매출은 5.88%, 영업이익은 6.25% 감소한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에서는 매출 22.28%, 영업이익 95.74% 감소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 적자가 이어지며 2009년 1분기(영업이익 59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4조원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을 DS 부문 3조3000억원 적자로 추정했다.

다만 2분기 D램 출하량 증가 등을 감안하면 반도체 적자 규모가 1분기(4조5800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메모리는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판매 확대로 출하량이 증가하고 가격 하락 폭이 줄며 적자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D램 출하량 증가와 재고 감소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웃도는 실적을 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실적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반기 감산 효과를 본격화하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4월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히고 감산 행보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3분기에는 반도체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이르면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하락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웃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은 올해 3~5월 매출이 37억5200만달러(약 4조9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에 공급 과잉이던 메모리 산업이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업황 반등의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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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삼성전자의 HBM 등 차세대 D램 개발과 양산 행보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메모리 핵심인 D램 설계·개발을 책임지는 D램 개발실장에 황상준 부사장을 임명하고,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정기태 부사장을 선임하는 등 공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과 파운드리 부문의 개발 총책임자 교체의 핀셋 인사를 통해 경쟁력 제고가 기대되고 올 하반기부터 고부가 메모리인 HBM3, DDR5 양산 본격화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면서 “4분기 반도체(DS) 부문은 4Q 2022년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실적 견인차 MX 부문 출격…‘갤럭시Z’ 조기 등판 효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MX 사업부의 선방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MX 부문 실적은 2조7000억원~2조8000억원 수준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X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전체의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1분기 MX와 네트워크 부문 영업이익이 3조9400억원에 달했던 데 반해 1조원 가량 흑자 폭은 줄어들었지만 5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1.8%로 애플 16.6%, 샤오미 12.1%, 오포 8.4%, 비보 7.7% 등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사수하고 있다. 또한 갤럭시 S23 시리즈의 출시 4개월간 판매량이 1만376만대로 전작 대비 27% 증가하며 양호한 성과도 보였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수요 악화 영향으로 2분기 MX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3분기 프리미엄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 출시 효과로 MX 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부문은 ‘조기 등판’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을 예년보다 2주 앞당겨 26일 진행한다. 8월 둘째 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진행해 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개최하면서 ‘폴더블폰 종주국’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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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조기 언팩에 대해 삼성전자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구원 투수’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새로운 플래그십 폴더블폰인 갤럭시 Z플립5와 Z폴드5가 조기 등판하면 S23 시리즈가 보여줬던 신작 효과를 3분기 내내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 경쟁사 애플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9월 공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두세 달 동안 신제품의 초기 판매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

삼성이 이번 승부수로 전작의 판매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또 얼마만큼 더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작인 갤럭시Z4 시리즈의 경우 역대 최대 사전 판매량과 연간 판매량(988만대, 키움증권 기준)을 기록해 이번 신작이 1000만대 돌파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이동 통신사는 Z플립5와 Z폴드5의 사전 예약 접수를 8월 1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26일 갤럭시Z플립과 폴드5가 출시되고 8월 중순 전 출하되면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휴대전화 사업 같은 경우도 3분기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폴더블폰 등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숫자보다는 하반기에 대한 전망이 더 중요해진 국면”이라며 “삼성전자가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놓을 다음 분기에 대한 가이던스, 미래 전망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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