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에 횡령 이슈까지..신한은행 내부통제 강화 숙제

피델리스펀드 부실 판매 의혹 이어 영업점 황령사고까지
지난해 말 ‘준법경영부’ 신설 등 내부통제 강화 취지 무색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5.10 12:36 | 최종 수정 2023.05.10 13:40 의견 1
신한은행 본점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사모펀드 부실 판매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한 영업점에서는 직원이 고객돈을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간 사모펀드·황령 이슈에 시달렸던 신한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신한은행 강남중앙지점에서 직원이 고객돈 횡령한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수차례에 걸쳐 고객이 해지한 예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횡령액은 조사 중이지만 최소 2억~3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바로 보고했고 현재 내부 조사 중”이라며 “횡령 시점과 액수, 방법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도 부산의 한 영업점에서 직원이 시재금(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약 2억원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돼 자체 조사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신한은행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횡령 사고 재발을 막지는 못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15건의 횡령사고 중 신한은행에서만 가장 많은 5건이 발생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내부통제 컨트롤타워인 ‘준법경영부’를 신설하고 각 지역본부 내 전속 내부통제팀장을 배치했지만 올해 또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진행된 사모펀드 관련 경찰의 압수수색도 신한은행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1800억원 규모로 판매한 ‘피델리스펀드’가 환매중단되면서 불완전판매 의혹이 제기돼 전날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피델리스펀드는 싱가포르 무역회사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역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안돼 2021년 2월과 6월 만기일이 지나고도 상환이 중단됐다.

피델리스펀드의 또 다른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6월 투자 피해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배상하면서 사태를 마무리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2021년 11월부터 피해자들과의 사적화해를 진행했지만 원활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경찰 고소·고발까지 당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피델리스펀드는 금융당국에서 사적화해로 최종 결론을 냈다”면서 “구체적인 금액이나 인원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합의했지만 일부 고객들이 사적화해를 거부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피해자들은 지난해 고소고발 기자회견에서 “신한은행은 펀드 판매 당시 투자자들에게 투자대상 및 수익구조, 글로벌 무역금융회사의 보험 가입, 판매회사의 지급 보증, 그 밖의 유보금 예치, 이자 선취 등이라는 안전장치에 대해 상품설명서와 다르게 설명해 고객들을 기망했다”며 “형법상 사기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행위이자,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행위,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부실 판매 여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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