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잘하는 걸 하겠다"..해외법인 접고 컬러강판 잡고 '재해 레드존' 오명까지 벗나

상반기 영업익 57.9%↑..주력 사업 '컬러강판' 한몫
저수익 해외법인 잇단 철수.."지속가능한 성장 집중"
"재해로부터 안전하게"..안전·보건 투자규모 142%↑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8.23 10:32 의견 0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올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익이 4995억원으로 57.9% 늘었다. 사진은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자료=동국제강]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동국제강이 돈 안되는 해외 법인을 과감히 접고 주력사업인 컬러강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욱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올해부터 안전부문 투자 규모를 2배 가량 늘리면서 재무 체력 다지기에 더해 '재해 레드존(위험지대)' 오명을 벗기 위한 안전 문화 정착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4조4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뛰었다. 영업이익도 4995억원으로 57.9% 늘었다. 순이익은 4213억원으로 무려 140.2% 급증했다. 봉형강과 컬러강판 등 핵심 제품의 수익성 확대와 무역·물류 부문 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세욱 부회장의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도 한목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취임 이후부터 수익성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특히 그간 적자를 쌓아온 후판 부문 비중을 크게 낮추고 봉형강과 도금강판 및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 제품군을 강화하며 동국제강을 '컬러강판의 강자'로 키워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둔화하는 시점에서 수익성이 낮은 해외법인을 정리하는 작업도 동국제강이 올해 가장 잘한 일로 꼽힌다.

우선 지난달 4일에는 중국 법인 DKSC의 지분을 중국 강음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이어 브라질 CSP제철소를 최근 글로벌 철강 기업인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했다. 이로써 변동성이 큰 해외법인 리스크를 정리하고 유동성도 확보하게 됐다는 평이다.

장세욱 부회장 역시 이번 매각과 관련해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CSP제철소 매각을 결정했다"면서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기업 신용도를 제고할 토대를 마련했고 향후 친환경 시대를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수익 사업을 접고 경쟁력 있는 봉형강(철근·H형강 등)과 컬러강판 등 핵심사업에 힘을 쏟아붓겠다는 포부다.

동국제강은 탄탄해진 재무적 체력을 토대로 하반기 중 신용등급 추가 상향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상반기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올려잡은 바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력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산재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동국제강의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0.31%였던 재해율은 지난해 0.49%로 뛰고 올 들어서는 0.63%까지 늘었다.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동국제강이 받은 중대재해, 중상해재해,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제재 건수도 총 9건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포항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지는 사고가 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국제강도 안전·보건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투자를 대규모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안전·보건 투자규모를 401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235억원보다 무려 142% 늘어난 수치다. 동국제강이 주력사업 파워를 극대화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낼 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를 '일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안전·보건경영 비전의 원년으로 삼고 회사의 자원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컬러강판과 전기로 제강 사업에도 핵심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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