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일로 롯데케미칼, 석화 불황 속 첨단소재가 살 길..스페셜티 ‘승부수’

1분기 1171억원 적자 관측..수요부진 지속
중국 장악 '범용시장' 대신 스페셜티 집중
이훈기 “2026년까지 3000억원 이상 투자”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5.07 11:12 의견 0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34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진은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및 화학군 총괄대표. (자료=롯데케미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롯데케미칼이 본업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유가 강세로 올 상반기 중 적자탈출을 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부진 등 겹악재 속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로 첨단소재를 낙점하고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4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22년(-7626억원)에 이은 연속 적자다. 당기순이익도 이 기간 278억원 흑자에서 39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범용제품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이 기초화학소재 자급화에 나서면서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작년 기초소재사업부에서만 492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이 1분기 11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화학 업황은 바닥을 지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어렵지만 적자 폭은 축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9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자료=롯데케미칼)

■ 스페셜티 사업 가속..이훈기 “2026년까지 3000억 투자” 강조

롯데케미칼도 업황 침체 장기화와 유가 불확실성을 의식해 석화 대신 첨단소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신성장동력 사업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스페셜티 제품군과 수소에너지·전지소재, 친환경·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을 육성하는 ‘2030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남 대산에 건축용 스페셜티 EOA(산화에틸렌유도체) 15만톤 증설 작업을 마무리했다. 사업비 총 2500억원을 투입했다.

이달 1일에는 기능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삼박엘에프티가 전남 율촌 산단 내에 신규 컴파운딩 공장을 착공했다.

롯데케미칼은 이 공장이 내년 이후 본격 가동되면 ABS(고부가합성수지)와 PC(폴리카보네이트) 등 컴파운딩 소재가 약 50만톤의 생산규모를 갖춰 국내 최대 생산규모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70만톤까지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오는 2026년까지 율촌공단에 약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50만톤의 컴파운드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기능성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도 강화한다. 올해 2월엔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춘 'AI 추진 사무국'을 신설했다. 예측 설비유지보수와 최적 소재조합 시뮬레이션 등 현장에 필요한 AI 기술을 들여 스페셜티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범용 석유화학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범용과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스페셜티와 첨단소재 사업에 투자하고 기술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 최대 확보와 효율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2030년까지 스페셜티 소재 매출 비중을 6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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