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마이데이터 삶과 미래] ② PLCC부터 인력채용까지 분주한 카드사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5.03 14:47 의견 0
[자료=망고보드]

[편집자주] 내가 스마트폰으로 해외 직구를 이용하거나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순간 나의 입맛과 상황에 딱 들어맞는 카드 상품을 추천받는 세상이 열린다면 어떨까. 오는 8월 4일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 데 모아 분석 및 추천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소비자는 '데이터 주인'이, 금융사는 '데이터 가공자'가 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에 앞서 분주한 카드사와 달리 '마이데이터'가 금시초문인 소비자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로가 이해해야 할 개념과 방식을 짚어보기로 했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인공지능(AI) 기반 종합자산관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오는 8월 선보인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답게 일상 속 소비관리와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관리 등 다양한 자산관리서비스를 비회원에게도 제공해 고객 범위를 전국민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앞서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 '신한 마이리포트'를 출시해 300만명 가량 이용자를 확보해놓은 바 있다. 기존 고객 경쟁력을 토대로 새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한층 높여나갈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이달 핀테크 업체인 핀크와 손잡고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를 내놓는다.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마이데이터 전문기업인 '뱅크샐러드'와 함께 PLCC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우리카드 역시 PLCC 제휴 추진으로 파트너사와 데이터를 융합해 마이데이터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AK플라자와 한화갤러리아와 손 잡고 합작 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전업 카드사와 달리 대금 결제업무가 주수입원인 BC카드도 디지털 결제 플랫폼 '페이북'을 내놓고 PG(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사와 VAN(결제대행업체)와 연합한 데이터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초를 닦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을 3개월 앞두고 카드사들은 전문 인력 채용에도 한 껏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데이터사이언스실 ▲데이터서비스실 ▲디지털익스피어리언스실 ▲프로덕트기획실 등 4개 부문에서 경력직 채용에 돌입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달 마이데이터 부문 전문 경력직을 모집했다. 지원자는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반 개발 및 프로그래밍 경험을 갖춰야 한다. 우리카드도 같은달 마이데이터와 빅데이터 개발·운영 등 데이터 부문에서 경력직 개발자 채용을 진행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곧 시행되는 만큼 제휴사와 협력해 데이터를 축적하거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라며 "결국 모든 카드사가 같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어떻게 구상하는지가 사업 활성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구조 [자료=금융위원회]

■ "마이데이터? 금시초문..뭐가 달라지는 걸까"

#이씨는 A카드사, B은행, C보험사의 고객이다. 어느날 이씨는 개인정보전송요구권을 행사해 A,B,C에 자신의 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한 금융사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의 정보를 건네받은 금융사는 이 정보들을 통합하거나 가공한 후 이씨의 성향에 맞는 통합금융조회 서비스와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했다.

이처럼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곳곳에 흩어진 금융데이터를 한 데 모아 맞춤형 개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는 나날이 커지고 잇다.

반면 금융소비자 절반 이상이 여전히 '마이데이터'를 두고 금시초문이란 반응을 보이며 여전히 사업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자카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로 금융상품 거래 경험이 있는 성인 1000명 중 55.5%가 마이데이터에 대해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들어본 적 있으나 잘 모른다(25%) ▲들어본 적 있고 약간 알고 있다(14.5%) ▲들어본 적 있고 잘 알고 있다(5%)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발전하려면 소비자가 개인 데이터 활용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쌓을 수 있도록 금융사의 노력이 보다 절실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영환 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 교수는 "소비자가 데이터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태도로 권리를 행사해야 하기에 앞서 마이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대응을 위해 개인, 기업, 정부 등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는 금융사는 다양한 혁신 서비스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데이터 보호와 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아낌 없이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마이데이터' 시행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처음 듣는데 괜찮은데?", "토스가 뛰어든 건 아는데 카드사랑 은행도 하는구나 몰랐네", "은행 다니는데 마이데이터 사업 진짜 잘됐으면 좋겠어 이건 혁명이라고", "현재 금융권이 소비자들한테 책임 떠맡겨온 것도 이젠 다 본인들이 거둬서 해결해야 하니까 우리한텐 훨씬 좋아져" 등 여러 의견을 표했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 데이터의 주인은 나'라는 마이데이터 개념이 금융소비자에게 더욱 인식될 수 있도록 카드사 포함 금융권 전체가 노력할 것"이라며 "카드사는 소비자 동의하에 데이터를 제공받아 맞춤형 자산 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 사업 모델을 발굴해 데이터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권 전반에 데이터·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매개채로 성장해도 수익을 이끄는 주요 사업으로 성장하긴 어렵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당장 활성화된 단계가 아니고 데이터를 모으려면 고객 정보를 취합해 가공해야 하는데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며 "어떤 채널에 어떤 목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경쟁력은 천지차이겠지만 현재는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걸기 애매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인지도 조사 [자료=비자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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