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글로벌 AI 열풍으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IT 기기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 D램(LPDDR) 제품 가격이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급등했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추가 상승해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모든 자원이 이에 집중되면서 저가형 D램 생산은 뒷순위로 밀리는 것이다.

이러한 비용 부담은 제조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MX·네트워크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 17 프로 모델 가격을 인상했다. 샤오미와 비보 등 중국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거나 검토 중이다.

PC와 태블릿 시장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델은 최근 비즈니스용 노트북 가격을 최대 30% 인상했다. 에이수스도 최근 가격 조정에 나섰다.

LG전자는 그램 16인치 모델 가격을 전년 대비 소폭 인상했다. 삼성전자도 노트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책도 병행하고 있다. 메모리 단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카메라 부품 단가를 낮추거나 디스플레이 사양을 일부 조정하는 식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가 이동통신 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말기 출고가 인상을 제한하는 대신 통신사와 유통망에 지급하던 판매장려금을 줄여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유통망과 통신사의 출혈 경쟁이 심화하거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구매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