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쿠팡이 제시한 보상안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압박과 내부적인 경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1조7000억원 규모 보상안이 소비자와 정부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아직 쿠팡이 보상안을 공식적으로 수정하겠다는 언급은 없다. 하지만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보상안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청문회에 나선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사진=연합뉴스)

쿠팡은 지난해 12월 1조7000억원 규모 보상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는 “쿠팡의 모든 임직원은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고객에게 얼마나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쳤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는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상안은 탈퇴 회원이 보상을 받으려면 재가입해야 하고 쿠팡트래블·알럭스 등 신규 플랫폼 끼워팔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보상을 빙자한 마케팅이라며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쿠팡의 이번 보상안이 ‘정부와 조율되지 않은 일방적 발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2월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청문회 직전에 자체 조사 결과와 보상 방안을 발표한 것은 굉장히 의도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쿠팡은 사실에 기반한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 보상 방안을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보상안 전면 재검토를 위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도 이어진다. 정부는 12개 부처 합동으로 범정부TF를 구성해 쿠팡 관련 이슈들을 전부 들여다본다. 특히 공정위는 쿠팡의 보상안(쿠폰 지급)이 오히려 자사 서비스 결제를 유도하는 불공정 거래 소지가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도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쿠팡이 보상안을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가 “전례없는 규모”라며 수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플랜B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SK텔테콤이 유심 무상 교체 등 피해 복구 노력으로 과징금 규모를 줄인 사례가 있다. 이를 고려하면 쿠팡도 정부의 영업정지 압박을 피하기 위해 보상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겉으로는 기존 보상안을 방어하고 있으나 정부의 강한 요구에 실질적인 보상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수정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보상 지급 개시일인 1월 15일을 전후로 소비자들의 반응과 정부의 행정 조치 여부에 따라 보상 방식의 세부 내용이 일부 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쿠팡 보상안은 이달 15일부터 시행된다. 대상 고객은 쿠팡 앱에서 순차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기타 더 자세한 사항은 별도 공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