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KT에 먹구름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가입자 이탈에 가속이 붙었다. 실적에도 적잖은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섭 KT 대표가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나흘간 KT에서 총 5만2661명이 이탈했다. 이들 중 71%가 SK텔레콤으로 이동했다. 지난 3일에만 2만1027명이 이탈해 일간 기준 2만명을 넘겼다.
4500억원 규모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인 흐름이다. 경쟁사들도 보조금 확대 등 고객 유치에 나섰다.
KT는 지난달 30일 ▲월 데이터 100GB ▲로밍 데이터 50% 추가 혜택 ▲커피·영화·베이커리·아이스크림 등 인기 멤버십 할인 ▲OTT 이용권 ▲안전 안심 보험 2년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해킹 사고를 겪었던 SKT도 고객 감사 패키지에 5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와 비교해 금액 차이는 크지 않고 패키지 구성 역시 비슷하다.
KT의 경우 SKT와 달리 요금 할인이 빠졌다는 점에서 직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인기 멤버십 할인이나 OTT 이용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제휴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SKT가 제공한 멤버십 할인은 가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제휴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 상승 효과까지 끌어낸 바 있다. 얼마나 실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면으로만 보기에는 아무래도 요금 할인을 가장 크게 체감하게 되기 때문에 KT가 마련한 보상안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며 “멤버십 라인업 등의 측면에서 실질적인 혜택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일회성 혜택보다 장기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실용적인 혜택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적 둔화 우려도 차츰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위약금 면제와 가입자 이탈, 고객 보상 등 무단 소액결제 및 해킹 사고의 영향이다. 추후 정부 과징금 등도 비용 발생 요인이다.
실제로 SKT의 경우 해킹 사태 이후 80만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또한 유심 교체비용과 신규가입 중단에 따른 유통망 피해보상 등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 등 지출이 커짐에 따라 연간 매출 전망치를 8000억원 하향 조정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위약금 외에 발생하는 비용은 2025년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4분기 배당 가시성이 낮아진 상태”라고 짚었다.
반면 SKT 때와 달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간이 짧아 위약금 면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며 요금제 다운셀링 리스크가 존재하나 요금할인 조치보단 매출 감소 폭이 훨씬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과징금 부과가 남아 있긴 하나 과거 SKT 사례로 보면 감내할 만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