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차유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8%로 잠재성장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 동력이 제한적이어서 체감경기는 부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표시된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부문 간 회복 격차가 확대되면서 체감경기와의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흐름을 'K자형 회복(양극화 양상의 회복)'으로 규정하며 특정 산업에 편중된 성장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지만 과거 외환위기 국면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으로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최근 환율 수준만으로 위기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상승이 물가 부담을 키우고 내수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해 경기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현재 환율 수준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괴리가 있다며 한미 간 성장률과 금리 격차,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을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이후 원화 약세가 달러화 움직임보다 크게 나타난 배경으로는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해외투자 확대가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결과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성장과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성장 경로의 상·하방 위험이 공존하고 환율 변화에 따라 물가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며 "수도권 주택 가격 등 금융 안정 요인도 함께 살펴야 하는 만큼 다양한 경제 지표를 자세히 점검하며 정교하게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