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KT의 새로운 수장 자리를 두고 전직 및 외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는 중이다. 주 사업인 통신에서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내부 인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KT에 따르면 회사는 차기 CEO 공모를 마감하고 총 33명으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에 구성된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연내 최종 1인을 선정한다. 이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특히 ▲기업경영 ▲산업 ▲리더십·커뮤니케이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자문단 구성은 평가 공정성을 위해 비공개로 한다. 이들은 후보군에 대한 서류평가 의견을 위원회에 전달한다.
주요 후보로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내부 인사 중에서는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이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섭 현 대표와 구현모 전 대표의 경우 공모에 불참했다.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교체도 공식화됐다. 오는 26일까지 사외이사 예비후보 접수를 시작한 것이다.
이는 내년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종료되는 4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나머지 4인은 지난 3월 재선임돼 2028년까지로 연장됐다. 다만 구현모 전 대표가 물러날 당시 사외이사 8인 중 7인이 사퇴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사회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안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그간 정권 교체 등에 따라 외풍에 흔들려 왔다는 점에서다. 대표이사 선임 및 사외이사 공모가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재차 외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민영화 이후 20년이 넘었지만 정권 교체기마다 외압에 시달리며 낙하산 논란 등 CEO 리스크가 반복되는 형국”이라며 “불안정한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든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봤다.
내부 인사 선임에 힘을 싣는 모습도 관측된다. 통신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구 전 대표는 지난 14일 입장문에서 “KT의 역사도, 문화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과 책임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KT 내부에는 현재도 충분히 역량 있는 후보들이 많이 있으며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를 이끌 수 있다”며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덧붙였다.
KT 다수노조도 “차기 CEO는 외풍으로부터 자유롭고 통신의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해야 하며 구성원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