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화오션이 2022년 경남 거제사업장 도크(선박 건조공간) 점거 농성을 벌인 하청업체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한다. 노조와의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건전한 노사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 측은 지난달 29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 소속 집행부 5명을 상대로 이어오던 47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 취하서를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제출했다.
한화오션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소속 집행부 5명을 상대로 이어오던 47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 취하서를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제출했다.(사진=한화오션)
이는 지난달 28일 사측과 조선하청지회가 손배소 취하에 합의한 데 따른 조처다. 사측이 소송 취하서를 제출하자 하청노동자 측도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소 취하 동의서를 법원에 내 소송 취하 절차가 끝났다.
이로써 2022년 파업 이후 3년가량 지속해오던 사측과 하청노동자 간 갈등도 일단락됐다. 앞서 노사 양측은 합의문에서 사측은 상생협력과 노사 화합을 위해 2022년 파업으로 촉발된 손배소를 조건 없이 취하하기로 했다.
하청지회는 파업으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사측과 원·하청 노동자에게 유감을 표하며 향후 양측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또 양측은 각각 원청사업자와 하청노동자 노동조합으로서 건전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데도 합의했다.
소송 취하와 관련해 박완수 경남지사와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 변광용 거제시장 등은 모두 사측 결단과 양측 합의를 적극 환영한 바 있다. 이러한 소송 취하에도 사내에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남은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과 금속노조 등을 중심으로 사측이 거제사업장 원청 특정 노조 조직을 지원하는 등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의원실은 한화오션 내부 노조 조직 가운데 하나인 WR(우리연합) 조직 규모를 2024년 말까지 2000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 인사 불이익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사측 노무관리 담당자 업무수첩 등을 제보받았다면서 사측이 노조 개입 등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한다.
WR은 이번에 취하한 손배소 원인인 2022년 대우조선해양 파업 당시 맞불 집회를 하는 등 사측 입장에 찬성한 원청 정규직들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금속노조는 지난달 22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노동부 종합감사에서 사측 노조 개입 여부 등을 확인할 근로감독을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문제의 업무수첩 원본을 전달했다.
정 의원실은 "사측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고발장이 제출된 이후 노동부 정식 수사가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사측은 합리적인 노사 문화를 존중하고, 실천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모든 구성원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사는 노조와의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건전한 노사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