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그룹 주요 사업부가 2분기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영정상화 신호탄을 쐈다. 한미약품 측은 경영권 갈등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28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매출은 36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 줄었지만 영업이익 6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늘었다.
한미약품그룹 주요 사업부가 2분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사진=한미약품)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고마진 전문의약품(ETC) 사업부의 견조한 성장과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의 본격화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상반기 원외 처방실적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주요 개량·복합 신약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도출한 성과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2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한 560억원을 기록했다. 고혈압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 360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제품군 에소메졸패밀리 157억원 등 매출을 올렸다.
경영권 분쟁 일단락 후 주요 사업부별 적절한 인력배치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그룹은 올해 2월 임종윤 이사를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복귀시켰다. 임종윤 동사장은 북경한미 매출 확대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임 동사장은 4년 6개월만에 북경한미로 복귀해 경영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분기 부진했던 실적도 2분기 끌어올렸다. 북경한미는 올해 2분기 매출 867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경한미의 경영 효율화 추진과 시장 내 유통재고의 소진이 지속되며 하반기 점진적 실적 회복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업계는 그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영업망 혼선이 있었으나 임 동사장 복귀로 경영진간 화합이 속도를 내면서 유통채널 교통정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분기 연결 기준 3383억원의 매출과 346억원의 영업이익, 28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7%, 39.2% 상승했다.
주요 사업부인 한미약품과 북경한미 실적 회복에 김재교 대표 체제 이후 자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이 더해지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2분기 헬스케어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6% 증가한 35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의약품 유통 부문(온라인팜)은 28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의약품 자동화 시스템 전문기업 제이브이엠은 해외 수출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표 대표 이후 빠르게 조직문화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경영권 분쟁으로 조직간 소통과 협업이 줄었던 것을 빠르게 정리하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김재교 대표는 취임 이후 직급을 세분화하는 조직혁신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러한 조직 혁신을 통해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조직들을 하나로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R&D에도 예년과 변함없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504억원을 투입했다. 하반기에도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과를 다양한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신약 가치 제고를 위해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등 기존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을 본격화하고 내·외부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유망 신규 모달리티 발굴 및 성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디지털헬스케어와 시니어·키즈케어 등 높은 시장성이 기대되는 미래 유망 사업을 적극 발굴·육성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 전략을 예측하고 실행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