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MMORPG의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흐름 속에서 넥슨이 재차 ‘비 MMO’라는 화두를 재차 던진다. 이달 말 출시를 앞둔 익스트랙션 슈터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그 주인공이다. 개발사의 검증된 역량에 라이브서비스 노하우를 더해 성공을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넥슨이 추구해온 ‘다양성’ 철학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넥슨이 준비 중인 ‘아크 레이더스’ (이미지=넥슨)

13일 넥슨에 따르면 회사는 17일부터 19일까지 ‘아크 레이더스’의 서버 슬램을 실시한다. 오는 30일 정식 출시에 앞서 서버 안정성을 최종 점검하기 위함이다.

넥슨 입장에서 이 타이틀의 중요도는 결코 낮지 않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마비노기 모바일’ 등이 포진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 공백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 주요 IP(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가 견조한 흐름을 보인 만큼 ‘아크 레이더스’가 힘을 보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대감도 높다. 지난달 23일 사전 판매 시작 하루 만에 스팀 글로벌 톱 셀러 차트에서 10위권에 진입했다. 미국·스웨덴·이탈리아·프랑스 등 북미와 유럽 주요 지역에서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했다. 위시리스트 순위도 빠르게 상승해 5위에 올랐다.

개발사와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이 게임의 흥행 조건으로 꼽힌다. 실제로 엠바크 스튜디오는 패트릭 쇠더룬드 대표를 필두로 ‘배틀필드’ 시리즈 개발진이 뭉쳐 세운 곳이다. 지난 2023년 처녀작 ‘더 파이널스’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은 경험도 있다. 여기에 넥슨의 최대 자산인 라이브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흥행 확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MMORPG 트렌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로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출시된 위메이드의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필두로 다수의 MMORPG 신작들이 국내 시장을 주도해 왔다. 이달에도 드림에이지의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 출시된다. 엔씨소프트도 ‘아이온2’를 11월에 선보인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다양성’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게임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는 만큼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게임사로 포지셔닝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록 익스트랙션 슈터가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코어 유저층이 단단하게 형성돼 있으며 내부에서도 겹치는 게임이 없는 만큼 라인업에 다양성을 주기에 좋은 작품이라고 본다”며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성과를 기반으로 ‘퍼스트 디센던트’와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서구권에서 통할 만한 장르에 계속 도전하고 있는 만큼 ‘이런 장르도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전을 바탕으로 장르 다양화를 선도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는 시각도 있다. 선도기업이 먼저 도전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후발주자들이 따르는 구도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이전부터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대형 게임사들이 길을 열면 중소 개발사들이 가능성을 보고 뒤따르는 모습이 계속돼 왔다”며 “그런 점에서 주요 게임사들이 다양한 도전에 나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줄 필요가 있다”고 봤다.

넥슨 관계자 역시 “국내 게이머들도 해외에서 잘 되는 게임을 발견하면 이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아크 레이더스’ 역시 글로벌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진다면 국내에서도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