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의 의약품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수주활동과 4공장 램프업, 미국 내 생물보안법 재발의 등 호재로 올해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도 순조롭게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진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전년대비 25.9% 늘어난 5조7267억원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상반기 실적 발표 당시 제시했던 20~25% 성장 전망치에서 25~30%로 상향하면서 지속성장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바이로로직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달부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100% 관세 부과에 대한 리스크가 제기됐으나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대미 투자 조건 협상으로 관세 부과가 잠정적 중단됐다. 관세 대상도 브랜드 의약품 및 특허 의약품으로 한정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생산품인 원료의약품은 대상 범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미 투자 전략 수립에 시간을 벌게 됐다.

여기에 미국 생물보안법 재추진이 급물살을 타면서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생물보안법은 현지시간 기준 지난 9일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과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제출한 국방수권법 개정안이 최종 상원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됐다. 현재 연내 상원과 하원의 국방수권법안 타협안에 생물보안법이 포함될지 여부만을 남겨두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 및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입법이 좌초됐지만 절차상 논란이 되었던 우려 기업 지정 및 해제 절차 등이 보완되면서 연내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려 기업을 지정하지 않게 됐지만 여전히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과 BGI, MGI, 컴플리트지노믹스 등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생물보안법은 중국 기업이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동맹국 내 생산 거점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반사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생물보안법은 추진 논의만으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하고 안정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비중국권 CDMO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해 바이오USA에서 “미국 생물보안법 제정이 추진된 이후 수주 문의가 2배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미국 소재 제약사로부터 1조8000억원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경쟁력도 재입증했다. 투자업계는 이번 수주 계약이 의약품 관세 논의와 미국 내 생산시설 부재로 인한 수주 경쟁력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된 ADC 생산시설과 5공장을 기반으로 연내 추가 수주 발표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6공장 증설도 내부 검토를 마치고 이사회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가하며 기존 및 잠재 고객과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올해 6월 바이오USA, 10월 바이오 재팬 등에서 다양한 고객사들을 만났다. 오는 15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5에도 참가해 1만2000여명 산업 관계자들을 만난다. 이달 말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인 CPHI Worldwide에 참가해 수주 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압도적 생산능력과 품질, 다수의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핵심 경쟁력을 통해 올해만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다수의 신규 계약을 확보하는 등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