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도시정비사업 수주고 1위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분기 핵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광폭 행보를 보였던 삼성물산이 주춤하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5조 클럽’에 입성하면서 바짝 추격하는 흐름이다.
누적 수주고 2조원을 달성한 건설사도 4곳에 달했다. 하반기 10대 건설사의 수주 경쟁은 상반기처럼 강남과 한강변 중심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각사)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은 총 27조8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수주액이 27조8700억원이던 것과 비교해 반년 만에 근사치까지 확보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대형 수주 활동이 완료된다면 3분기까지 30조원을 확보하게 된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상반기 수주액 1위 자리를 차지한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의 수주고는 5조7195억원으로 연간 목표치 5조원 조기 달성과 함께 가장 먼저 ‘5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는 1조5695억원 규모 한남4구역을 비롯해 총공사비 1조원 이상 사업장에서 여럿 수주고를 올린 성과로 평가된다. 올해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신반포4차 ▲한양3차 아파트 ▲장위8구역 ▲울산남구 B-04구역 등의 시공권을 따냈다.
다만 2분기엔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까지는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펼치면서 장위8구역과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후 5~6월 울산남구 B-04구역만 확보하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 이를 두고 지금은 포기한 압구정2차 재건축 사업을 고려해 체력을 보충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차지한 현대건설도 5조 클럽을 달성하며 삼성물산을 바짝 추격했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수주액은 5조5358억원이다. 연초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패배한 후 조용한 1분기를 보냈지만 2분기 들어 공격적으로 수주 실적을 쌓았다. 지금까지 ▲부산 연신5구역 ▲개포주공6·7단지 ▲구리 수택동 ▲미아9-2구역 등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주고는 5조302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밀렸지만 대형 리모델링 사업과 공사비 7000억원 이상 사업을 꾸준히 수주해 왔다. 2월에는 두산건설과의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수주한 사업장은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방배15구역 ▲이수 극동·우성 2·3단지 리모델링 ▲구리 수택동 등이다.
10대 건설사 중 롯데건설·DL이앤씨·HDC현산·GS건설은 2조 클럽에 입성했다. 각각 수주고 ▲롯데건설 2조9521억원 ▲DL이앤씨 2조6830억원 ▲HDC현산 2조5250억원 ▲GS건설 2조1949억원을 기록 중이다. 쌍용건설과 동부건설, 금호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도 서울 내 소규모 정비사업을 따내면서 정비사업 실적을 쌓았다.
반면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3위에 오른 대우건설의 수주액은 8673억원으로 상반기까지 휴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의 수주 행보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총공사비 6778억원 규모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물산과의 수주전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이 빠진 압구정2차 재건축은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압구정2차의 입찰 신청은 내달 11일 마감된다. 공사 규모만 2조7488억원에 달해 수주 시 현대건설의 수주고는 단숨에 8조원을 넘어선다.
이와 함께 강남과 한강변 단지를 위주로 대형 건설사의 수주전이 예상된다. 먼저 개포우성4차에서는 참여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롯데와 HDC현산, 포스코의 수주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4월 진행된 사전 홍보부스 운영에는 삼성물산도 참여한 바 있다.
다음 달 말 입찰 공고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성수1구역 재개발은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산 등이 참여를 고민 중이다. 여의도에선 대교아파트가 이달 시공사 선정 절차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일 입찰 공고를 올리고 10월 총회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대형 건설사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방보단 서울에서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 할 것 같다”며 “물론 아직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출혈경쟁은 피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