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된 바이오산업 전시회인 바이오USA 2025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을 알리는 무대로 주목받았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이번 바이오USA 2025에서는 전시장 곳곳에서 450여건 상담이 진행됐다. 일부 기업들은 바이오USA 2025 내 상담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된 바이오USA 2025 전경(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150여건 상담을 진행하며 사업 확장 기대감을 높였다. 행사 주최 측인 미국바이오협회 존 크롤리 회장은 한국관을 방문해 한-미 견고한 바이오 사업 파트너십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미국 주최 측 전시 담당자 시드니 윌리엄스는 “지난 20여년간 한국관의 변화와 성장이 놀랍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기업들이 한국관을 알차게 활용하는 모습이 전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밝혔다.

(오른쪽부터)브렛뷰디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PMO부문장,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오티모 임원진(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 롯데바이오로직스, 오티모와 항체 생산 수주 계약 체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USA 2025 현장에서 바이오 기업 오티모 파마와 항체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체결식은 행사가 열리고 있는 미국 보스턴 전시 컨벤션센터 내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에서 진행됐다. 계약 현장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박제임스 대표이사, 신유열 글로벌전략실장, 조셉 슐츠 오티모 부사장 등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서 오티모 파마의 항체신약 ‘Jankistomig’의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서 의약품 세포주 개발부터 대규모 위탁생산까지 가능한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27년부터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내 1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공장은 12만 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춘 대형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로 글로벌 대형 수주도 가능하다.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계약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항체의약품 시장에서 CDMO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재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 공급을 넘어 파트너사와 환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셉 슐츠 오티모 부사장은 “이번 생산 협력은 Jankistomig 개발을 신속·정밀하게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우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과 임상 개시를 위한 준비를 한층 더 강화하고, 보다 빠르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한미정밀화학, 글로벌 제약사와 수주 계약 기대감↑

한미약품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은 현장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상담을 바탕으로 공급 계약이 가까워졌다고 알렸다.

한미정밀화학은 바이오USA에 참가해 유기합성 기반의 CDMO 기술력을 소개했다. 현장에서 36건의 미팅을 진행했고 이 중 7건은 실질적인 협업 논의로 이어졌다.

계약이 주로 논의된 분야는 펩타이드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다. 펩타이드 CDMO는 레드오션이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체적인 R&D를 통해 펩타이드와 PEG을 기반으로 한 고난이도 커스텀 합성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한미정밀화학 측 설명이다.

이번 바이오USA 상담을 바탕으로 미국계 글로벌 빅파마와 펩타이드 및 폴리에틸렌글리콜(PEG) 공급 계약 체결도 기대된다. 공급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CDMO 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바이오USA 이후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펩타이드 기반 원숭이두창(Mpox) 백신 개발에 참여한다. 지난 24일 한미화학정밀은 바이오 기술 기업 에드젠바이오텍 및 국제백신연구소와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Mpox 백신 개발·생산 협력을 골자로 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현장 상담을 바탕으로 향후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미팅 150건 진행..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이번 바이오USA 2025에서 150건 이상 미팅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현장 상담을 바탕으로 향후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로 공격적 수주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CDMO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도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글로벌 고객사를 톱 20 제약사에서 톱 40 제약사로 범주를 넓히겠다는 목표도 알렸다.

셀트리온은 바이오USA에서 150건이 넘는 미팅을 진행하면서 향후 협력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셀트리온에서 올해 핵심 업무로 삼고 있는 신약 개발과 관련해 ADC, 항체약물접합체, 항체 신약, 펩타이드 등 회사에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잠재적 파트너십 협력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신약 개발 관련 유망기술을 찾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도 폭넓게 논의됐다. 셀트리온은 이번 바이오USA에서 진행된 미팅들을 면밀히 검토해 성장 가능성과 역량을 지닌 잠재적 협력사들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