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원톱' 재확인 vs. 신동주 '낙동강 오리알 신세'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6.26 14:00 의견 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6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과 호텔롯데 재상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자료=롯데그룹)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지난해 10월 경영복귀 후 처음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원톱'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주총에서 롯데지주 안착화의 핵심인 호텔롯데 재상장은 안건에 상정되지 않았지만 신동빈 회장이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신 회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 재상장은 '가시권'에 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신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과의 표 대결에서 참패를 당하며 '끈 떨어진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처했다.

26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이날 2019년 정기주총을 개최해 ‘이사 5명 선임건’ 등 회사가 제안한 4개 안건 모두 행사된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됐다. 이를 통해 신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이사직에 재선임 됐다.

반면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본인의 이사선임 안건을 제출했으나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의 쓰디쓴 결말은 현지 주주와 경영진의 인심을 잃은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롯데를 경영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경영권 분쟁 때 부정한 행위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들과 직원들이 돌아섰다.

이에 따라 신 회장과 쓰쿠다 사장은 이사직에 재선임되 탄탄한 입지를 재구축하게 됐다. 지난 2015년 7월 롯데홀딩스 대표에 오른 후 4년 만이다.

앞서 롯데는 2015년 '형제의 난'을 겪었다. 신 회장과 형인 신 전 부회장이 그룹의 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 주주와 경영진들까지 신 회장을 지지했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2015년 이래 꾸준히 신 회장을 끌어내리고,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제안해 경영 복귀를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앞서 5차례에 걸친 주총을 통해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본인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해야 한다는 제안을 해왔다. 특히 지난 6월 신 회장이 구속됐을 틈을 타 기습공세를 펼쳤지만 이마저 무위로 돌아갔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 이사진을 만나 호텔롯데 상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4%만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을 비롯한 기타 인사가 34%, 일본 경영진이 53%를 보유 중이다.

신 회장은 일본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주요 계열사를 지주 밑으로 두는 지배구조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가 100% 지배하고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일본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경영 비리, 면세점 특혜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작업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 주총을 계기로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수년간 이어진 형제간 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 등 국내에 남아있는 숙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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