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자 이를 겨냥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SKT 해킹 사고가 처음 알려진 지난달 22일 SKT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억5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여 뒤인 30일에는 119억5000만원으로 319.43% 급증했다.

주식 수로는 같은 기간 5만6816주에서 23만6325주로 늘어났다.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로 오는 5일부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힌 2일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료=연합뉴스)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날은 지난달 30일인데 이날 하루에만 잔고가 약 95억원 불어났다.

이렇게 SKT 개인정보 유출 관련 투자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난 것은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반등을 기대하며 차입을 일으켜 주식을 매수하는 움직임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SKT는 장중 5만2600원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2차 피해 우려가 커진 28일에는 6.75% 급락했다.

이처럼 SKT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단기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현금을 융자받아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날로 주식시장이 휴장했던 이달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T에 대해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하도록 행정 지도하고 가입자 해지 위약금 면제를 검토할 것을 주문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SKT 해킹 사태를 다루는 별도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자 지난달 30일 하루 '반짝' 반등했던 SKT 주가는 2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