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서울 빌라 시장..4월 서울 빌라 법원경매 18년만에 최다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5.06 12:10 의견 0
지난달 서울 빌라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2006년 5월 1475건 이후 최다인 1456건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단독·다가구 주택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전세 사기로 인한 빌라 기피 현상이 서울 빌라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이었다. 지난 2006년 5월 1475건 이후 가장 많은 건수다.

서울 지역 빌라 경매 건수는 지난해 10월 1268건을 시작으로 7개월 연속 1000건을 넘고 있다.

2022년 상반기까지 오른 전셋값이 떨어지고 역전세와 전세사기가 겹치며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을 갚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는 지역별로 강서구가 5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천구 144건 ▲구로구 113건 ▲관악구 85건 ▲금천구 87건 ▲은평구 69건 ▲강북구 59건 ▲성북구 45건 순이었다.

지난달 경매가 진행된 빌라의 낙찰률은 15%에 그쳤다. 1456채 중 218채가 낙착됐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는 지난달 25일 감정가 2억8900만원의 8.6%인 2482만5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응찰자가 없어 13번째 유찰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증가한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와 전세사기로 인한 빌라 기피 현상이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난달 빌라 낙찰률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의 8%대 낙찰률에 비해 올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주택조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피해를 본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내어준 뒤 경매에 내놓은 빌라 중 HUG가 임차권 대항력을 포기한 물건들이 최근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HUG는 전세 보증 사고로 경매에 넘어간 물건 중 일부에 대해 낙찰자가 임차권을 인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경매를 진행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고 있다.

빌라 경매 매물은 경기 지역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경기 지역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2006년 12월 1007건 이후 가장 많은 975건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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