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잡으면 세계 2위..현대차, 中매각효과·판매호조 ‘지각변동 신호탄’

中판매량 회복세·매각 따른 비용부담 완화
전기차·하이브리드 및 고급화 전략 구축
폭스바겐과 190만대 차이..추격 가속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11 11:03 의견 0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 2015년 현대차 중국 충칭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판매량 회복세를 타고 글로벌 톱 1·2 토요타와 폭스바겐을 빠르게 추격할 지 주목된다. 공장 매각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고 현지 맞춤형 전략을 꾀해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11일 현대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현대(BHMC)는 지난해 9941억원의 총포괄 손실을 냈다. 2019년부터 5년 연속 적자다. BHMC는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작법인이다.

앞서 BHMC는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판매 부진을 이어왔다. 2016년 113만대에 달하던 판매량은 2022년 25만6400대로 급감했다.

올해는 성장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공장 매각으로 그간 성장 발목을 잡던 고정비 부담을 낮춘 데다 판매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현대차는 5곳의 중국 공장 중 3곳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베이징 1공장은 2021년 매각했고 지난해 말에는 충칭공장을 팔았다. 향후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계획이다.

이처럼 유휴자산 정리 작업을 이어가면서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인 만큼 판매도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물량도 늘리고 있다.

BHMC의 작년 판매 대수는 25만7000대로 전년보다 2.8% 늘었다. 이 중 수출 물량은 약 1만대로 역대급 기록이다.

현대차 중국 합작 법인 베이징현대 공장 전경. (자료=현대차)

■ 고급화·맞춤형 모델..中 의존도 높은 폭스바겐 추격 기대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공장 매각 이슈와 현지 실적 부진으로 러시아에 이어 중국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냔 해석을 내놓는다. 반면 현대차는 시장 철수가 아닌 전략 재정비를 통해 수익성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중국내 과잉된 생산 시설과 판매 라인업을 축소하는 대신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중국 내 판매 차종을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고급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 또 현재 13종의 판매 차종을 8종으로 줄인다. 전략모델인 신형 '무파사'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을 내세워 판매 회복도 노린다.

최근 11세대 쏘나타 모델을 내놨고 현지 전략 모델인 성다 5세대 모델도 출격 대기 중이다. 3년 안에 6대 이상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제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가 공격적으로 신흥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점은 위협적”이라면서도 “현대차그룹이 저가 브랜드가 아닌 로우 럭셔리를 타겟으로 브랜드력을 높이고 있는 점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중국 입지 강화는 글로벌 1~2위 토요타와 폭스바겐을 따라잡을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매출의 30% 가량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차와 폭스바겐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730만대와 920만대로 각각 세계 3위와 2위다. 현대차는 1위인 토요타(1100만대)와 비교하면 판매량 격차가 큰 편이지만 폭스바겐과는 190만대 차이를 두고 추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중국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톱3 위치를 공고히 했다”며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이제야 중국 판매가 가파르게 줄기 시작했고 현대차·기아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오른 만큼 이들을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로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매각 역시 생산 운영 합리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노력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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