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 장세주 회장 복귀부터 인적분할까지..동국제강, 주총 앞두고 시끌

24일 정기주총..'인적분할' 주주설득 주목
5월 임시주총..장세주 회장 경영복귀 예고
의결권자문사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반대"

이정화 승인 2023.03.20 12:48 의견 0
동국제강이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연다. 사진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 [자료=동국제강]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동국제강이 정기 주주총회와 임시 주총을 앞두고 시끌시끌하다. 장세주 회장의 8년만 경영 복귀와 지주사 전환 등 회사의 명운을 결정할 안건들이 올라오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주요 안건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을 비롯해 1주당 500원 현금배당과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이다.

이번 주총은 무난히 치러질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하지만 국내 의결권 자문사가 '이사 보수한도 100억원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부담이 생겼다.

좋은기업연구소(CGCG)는 최근 "지배주주에 대한 고액보수를 전제한 것으로 추정되는 임원 보수 한도 책정이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이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앞서 미등기임원인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21년(57억3000만원)에 이어 작년에는 58억4000만원의 보수를 챙겨 철강업계 연봉킹을 차지했다. 또 등기임원인 장세욱 대표는 ▲2021년 49억원 ▲2022년 50억원을 수령했다.

CGCG는 이들 형제의 보수가 다른 사내이사 보수보다 지나치게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사회 내 보수심의 기구를 두고 있지 않아 이 같은 보수 지급의 근거나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배주주 일가는 이밖에도 여러 이슈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특히 다가올 5월 임시주총에 관심이 뜨겁다. 인적분할과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굵직한 안건을 다루기 때문이다.

우선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동국제강은 오는 6월부터 존속법인인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신설회사인 동국제강(열연사업), 동국씨엠(냉연사업) 등 세 곳으로 쪼개진다.

이런 지주체제 개편은 중장기적으로 대주주 지배력이 높아지지만 소액 주주 지분은 희석될 우려가 있다는 평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인적분할을 활용한 편법적 지배력 확대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소액주주 반대로 주총에서 인적분할이 부결돼 지주사 전환에 실패했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장 대표가 내놓을 주주친화정책이 소액주주를 달랠 수 있을 지 궁금한 이유다.

장 회장의 8년 만 복귀 여부도 임시주총 관전포인트다. 그는 지난 2015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지분 6.99%)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국민연금은 장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도 2018년과 2020년, 2022년 세 차례 연속 반대한 전력이 있다.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독의무가 소홀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은 장 대표 때처럼 국민연금이 반대하더라도 통과될 확률이 높다"면서도 "주요 주주가 반대표를 던진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다가올 것이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액주주 지분까지 더하면 이사회 안건을 무산시킬 영향력이 아예 없진 않다"고 설명했다.

또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의 경우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본원 철강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주주 가치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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