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의 성공, 센텀퍼스트의 굴욕..계약률 60% 사수하라 '분양가 줄타기'

둔촌주공, 정부 규제완화로 계약률 80%대 달성 '한숨 돌려'
평촌 센텀퍼스트 시장 수요 읽지 못해 10억원대 분양가..결국 할인분양

최경환 기자 승인 2023.02.21 07:00 | 최종 수정 2023.02.23 14:26 의견 4
1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원에 문을 연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재건축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아파트 청약시장 한파가 계속되면서 계약률 60%를 달성하려는 시행사와 건설사들의 분양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계약률 60%는 자금난을 겪지 않고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전용 29·39·49㎡ 등 소형평형 계약률이 6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59·84㎡는 예비 당첨자 계약으로 100% 마무리됐다. 종합해보면 80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전체 평균 계약률은 약 83% 선이다. 이 정도 계약률이면 당초 우려를 걷어내고 무난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형평형의 경우 분양가는 전용면적 29㎡는 5억1580만원, 전용면적 39㎡는 7억1520만원, 전용면적 49㎡는 8억8100만원이다. 1~2인 가구 실수요자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해 12월 분양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차환발행의 어려움과 예상보다 저조한 청약경쟁률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정부가 1·3대책을 발표하며 실거주 의무와 중도금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계약률이 높아졌다.

같은 달 분양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1631가구 일반분양 물량의 청약경쟁률이 2.36대 1로 예상보다 저조했다. 분양가는 전용 59㎡ 7억3000만~8억1000만원, 전용 84㎡가 9억3600만~10억4900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높았다.

정당계약률은 60%로 예비당첨자 계약과 무순위 청약으로 남은 물량은 거의 소진했다. 낮은 청약경쟁률에 비해 나쁘지 않은 결과로 평가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둔촌일병 구하기'라고 불리는 정부의 규제완화 덕에 기사회생한 경우라면 반대 사례도 있다.

경기 평촌 센텀퍼스트는 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과도한 분양가를 정해 청약에 대실패를 맛봤다.

이곳 청약경쟁률은 0.3대 1이었다. 업계에서는 청약경쟁률이 5대 1은 넘어야 계약률 6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평촌 센텀퍼스트 경쟁률이 이렇게 낮은 것은 고분양가 때문이다. 전용 84㎡가 10억7200만원으로 인근 시세 9억원 내외에 비해 1억원 이상 높았다. 시행사와 조합은 이후 10% 할인 분양이라는 극약처방에 나섰다.

서울 마포 더클래시의 경우 53가구 모집에 792명이 청약해 14.9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정작 계약할 땐 절반이 포기했다. 이후 무순위 청약으로 돌아갔다.

이곳은 3.3㎡당 4013만원으로, 올림픽파크 포레온(3829만원)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 전용면적 59㎡는 10억2200만~10억5000만원선, 84㎡는 14억1700만~14억3100만원선이다.

부산 남천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57가구 모집에 3065명이 청약해 5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계약률은 50%를 넘지 못했다. 역시 원인은 고분양가로 분석됐다.

부산지역 최초로 3.3㎡ 당 분양가가 3000만원이 넘었다. 전용 59㎡ 최고가기준 분양가가 7억2800만원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은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 산정이 자유로워졌지만, 선별 청약과 미분양 역풍을 고려해 섣불리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집값 하락세가 거듭되면서 적정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잣대가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에 고분양가 논란을 의식해 분양가 인상폭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단지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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