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코스피 입성 박차..정의선, 지배체제 강화 '실탄' 마련하나

송정은 기자 승인 2021.10.06 14:41 의견 0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료=현대자동차그룹]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장외주식시장에서 10조원에 가까운 가치를 평가받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하반기 IPO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적으로 45영업일 정도 걸린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우수 실적을 기록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20영업일 정도로 단축 시킬 것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빠른 절차가 진행된다면 이르면 다음 달 초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계획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가 시장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배체제 강화와 상장 후 최대 가치 10조원의 적정성 때문이다.

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 IPO가 모회사인 현대건설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중요한 퍼즐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순환출자 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은 모회사인 현대건설이 38.6%, 정의선 회장 11.7%, 현대글로비스 11.7%,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9.4% 등으로 이뤄져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주식보유분을 현금화하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의선 회장이 이 금액을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지배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주회사법에 따른 현대엔지니어링과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합병 문제 등의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 회사인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이 5~7조원인데 비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후 가치가 최대 10조원까지 가능한 전망이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베스트 김세련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 10조원이 우려만큼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판단한다"며 "상장 시점에 순현금 2조5000억원을 가정한 순자산가치를 살펴보면 2022년 EV(기업가치)/EBITDA 멀티플 10배를 적용하면 NAV(순자산가치) 9조원, 정의선 회장 지분 보유 프리미엄 20%를 적용하면 10조원까지도 계산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시 실제 가치가 10조원에는 못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103억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가량 상승한 것이다. 거기에 현대라는 브랜드 가치와 최근 도시정비사업에서 보이는 수주 실적, 정 회장 지분 보유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10조원이라는 숫자가 터무니 없지는 않다"며 "다만 내년 3월에 치러지는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급 공약과 최근 360조원이 부채를 갚지 못해 부도 위기에 처한 중국 헝다 그룹 이슈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업 관련 지수가 하락하면 건설 등 산업재 관련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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