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클리닉]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이유..찌릿한 느낌, 하지정맥류 초기일까

김성원 기자 승인 2021.03.10 10:39 의견 0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은 “종아리에 쥐가 날 때 단순히 근육 문제라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지만, 하지정맥류로 인해 다리 근육이 영향을 받아 증상이 유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자료=한국정경신문]

[더행복한흉부외과=박준호 원장] 한밤중에 다리에 쥐가 나는 ‘야간근육경련’ 증상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볼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다리에서 무겁고 피로한 느낌이 들면서 다리에 쥐가 자주 일어나고, 종아리근육경련 등이 보인다면 이는 다리의 혈액순환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 하지정맥류가 있다. 혈액이 역류하여 정체하면서 비정상적으로 혈관 벽을 팽창시켜 밖으로 튀어나와 보이며 다양한 이상 증상을 동반하는 진행성 정맥 질환이다.

평소 오른쪽이나 왼쪽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찌릿찌릿하거나 저릿한 느낌이 든다면 하체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낮보다는 밤이나 새벽에 많이 일어나고, 종아리나 발가락 쪽에서 빈번하다면 하지정맥류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쥐는 근육이 수축되면서 심한 고통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종아리 근육을 마사지해주는 것으로 예방을 해볼 수 있지만, 이와 관계 없이 계속 나타난다면 하지정맥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이 역류하고, 혈관 벽을 팽창시키면서 주변의 근육을 압박해 문제를 일으킨다. 판막이 손상되면서 시작된다. 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역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망가지면 혈액이 역류하고 정체하게 되면서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그 결과 다리의 통증, 부종, 저림, 가려움증 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론상 모든 정맥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하지에서 발생한다 하여 하지정맥류라 부른다.

흔히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형태를 주로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혈관 돌출 외에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혈관이 반드시 튀어나와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잠복성 하지정맥류는 일반적인 것과 다르게 눈에 보이지 않으며, 혈관이 울퉁불퉁하지도 않고 붉고 푸른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점차 악화되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는 혈관이 튀어나온 것을 제외하면 발바닥 불편감, 하지불안증후군, 쥐내림, 수족냉증, 부종, 종아리 통증 등 다양한 이상을 호소한다. 개인에 따라 하지정맥류 원인이 다른 것은 물론 피부를 기준으로 혈관이 위치하는 깊이나 불편함의 정도 차이가 있기에 눈에 보이는 이상과 환자의 불편함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느껴지는 증상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검사 과정으로 구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다리에 피곤함이 느껴지는 것, 이유 없이 다리가 가려운 것, 찌릿찌릿한 통증, 수면 도중 다리 경련, 피부 주변의 습진이나 궤양, 만져질 정도로 올라온 혈관, 다리 통증 등이 있으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구분을 위해 혈관 초음파 검사를 해볼 수 있다.

혈관 초음파 검사는 내부 혈관을 초음파 영상으로 관찰하는 것으로 역류 여부, 혈관의 깊이, 굵기, 판막 고장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위치를 자세히 파악해야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꼼꼼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으로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정맥순환개선제 등 보존적 치료와 혈관경화요법, 수술 방법인 고주파, 레이저, 베나실 등이 존재한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을 때, 예를 들어 모세혈관확장증이나 거미양정맥류, 망상정맥류처럼 초기에 나타나는 하지정맥류는 비수술적 조치로도 대처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역류가 일어나고 굵은 혈관이 팽창해 있는 경우 수술적 조치를 취해볼 수 있다. 수술 치료는 원인 부위, 심한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관련 방법이 진보하여 무절개로 수술 치료가 가능하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종아리에 쥐가 날 때 단순히 근육 문제라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지만, 하지정맥류로 인해 다리 근육이 영향을 받아 증상이 유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다리 혈관은 종아리 근육이 눌러주는 힘을 받아 순환을 하기에 혈관 문제가 발생하면 근육도 함께 영향을 받기 쉬우니 정밀 진단을 거쳐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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