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블록체인 메인넷의 씁쓸한 퇴장..낮은 거래량에 빗썸 상폐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2.19 16:52 | 최종 수정 2021.02.19 17:00 의견 0
하이콘 텔레그램 커뮤니티에 올라온 빗썸 상장 폐지 안내문. [자료=하이콘 공식 텔레그램 채널]

대한민국 1세대 블록체인 메인넷 프로젝트 하이콘(HYC)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상장폐지된다.

하이콘은 2017년 국내 가상자산공개(ICO) 금지 전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ICO를 실시한 프로젝트다. 블록체인 전문 기업 글로스퍼가 발행한 하이콘은 국내 1차 ICO를 통해 3500BTC(당시 약 148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외에서도 몇 차례 ICO를 실시한 하이콘은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점으로 지적돼 온 블록 처리량, 노드간 지연 시간(latency), 블록 크기 및 저장용량 문제, 보안, 자원 낭비(전기 에너지), 사용성 문제 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 하이콘, 일찌감치 독자적인 메인넷 구축하고 대형 거래소 빗썸 상장

하이콘은 2018년 6월 빗썸에 상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자료=글로스퍼]

2018년 6월 메인넷을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독자적인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접목해 블록체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국내 대형 거래소인 빗썸에 상장됐다.

​당시 글로스퍼는 노원 지역화폐 발행, 가상자산 거래소 솔루션, ICT 기반 정신건강 프로그램 '마음톡톡', 블록체인 뮤직 플랫폼 '업뮤직', 영등포구청에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제안평가시스템', 2018 KISA 블록체인 시범사업 해양수산부 과제인 '블록체인 기반 컨테이너 부두간 반출입증 발급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또 광주광역시 '스마트시티챌린지', 전라북도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의 실생활 적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 연이은 사업 실패..하이콘 코인 가격 끊임없는 추락

하이콘(HYC)'을 통해 티머니를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위잉' 티머니 카드. [자료=글로스퍼]

하지만 하이콘 투자자들의 염원과 달리 하이콘의 가치는 오르지 않았다. 이어진 사업은 사업성이 낮고 매출이 미미해 속속 중단되기도 했다. 그 사이 글로스퍼는 하이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자산인 HYC로 티머니를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 '위잉', 다양한 가상자산의 보관, 에어드랍, 스테이킹을 모두 지원하는 새 지갑 플랫폼 포킷(Pokiit)을 선보였으나 하이콘의 가치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글로스퍼가 선보인 가상자산 지갑 '포킷'. [자료=글로스퍼]

가상자산 시장이 2018년부터 계속 하락장을 보이자 하이콘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거셌다. 프라이빗세일, 프리세일 등 코인 판매 라운드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하이콘(HYC)의 경우 개당 30원 혹은 50원에 구매한 이들도 있고 거래소 상장 당시는 개당 100원이 상장 시작가로 정해졌다. 그런데 하이콘의 가격은 계속 하락해 1~2원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글로스퍼의 창업자인 김태원 대표는 2019년 12월 12월 코스닥 상장회사였던 'GMR머티리얼즈'를 인수한 후 회사명을 글로스퍼랩스로 변경하고 글로스퍼 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2020년 자해를 시도하고 병원에 장기간 입원한 끝에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6월 12일 사망했다.

■ 하이콘, 낮은 유동성에 결국 빗썸에서 상장폐지

​김태원 대표와 창업 초기부터 함께 해온 글로스퍼 멤버들은 김 대표의 유지를 이어받아 글로스퍼와 하이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애썼지만 이미 직원들의 급여 체납이 이뤄졌다.

100원에 상장됐던 하이콘의 빗썸 상장 폐지가 공지된 19일 오후 4시 35분, 하이콘의 가격은 1.61원이었다. [자료=빗썸]

결국 2020년 12월, 빗썸은 하이콘이 상장 당시 대비 시가총액이 크게 하락했고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시세 조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투자유의종목에 지정했고 2021년 2월 19일 결국 상장폐지 종목에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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