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연말 조직 개편 무대에 젊은 오너들이 본격적으로 올라섰다. 단순한 ‘후계자’가 아니라 업계 최전선에서 실적과 의사결정으로 평가받는 자리에서 주목받는다. 이들은 부모세대의 노후한 포트폴리오를 손보고 새로운 성장축을 세워야 하는 과제 앞에 놓였다. 친환경·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글로벌 확장이 겹친 지금이 승부처다. 여기서 내놓는 전략이 기업의 ‘다음 10년’의 먹거리를 책임지게 된다. 막을 올린 뉴 리더십이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부사장(사진=SK바이오팜)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본부장이 그룹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의 컨트롤타워 중책을 맡는다. 그간 외부 기술 도입 및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등 실무형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면 내년부터는 바이오 사업 방향성의 키를 잡고 이끌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이달 4일 최윤정 사업개발본부 본부장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 전략 추진 ▲신사업 검토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 수행하는 조직이다. 최 본부장은 이 곳에서 미래 전략 실행의 정합성과 추진 속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 입사 이후 꾸준히 실무를 익혀온 것으로 알려진다. 시카고대학교 생물학 학사 및 스탠퍼드 대학교 생명정보학 석사를 지내며 바이오 분야 전문성도 쌓았다. 지난 2024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안착에 기여한 성과도 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2023년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의약품이다.

2023년 전략투자팀장과 2024년 사업개발본부장을 역임하며 신규모달리티 선점 및 사업다각화도 이끌었다는 평가다.

차세대 항암치료제로 주목받는 방사성의약품(RPT) 분야를 SK바이오팜 3대 핵심 사업으로 낙점하고 미국 테라파워 등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및 투자를 이끌었다. 표적단백질분해 전문기업인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탈바꿈하며 신기술 플랫폼 확보에도 기여했다.

재계에서는 “바이오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과감한 사업 추진력이 돋보인다”며 “차세대 기술을 SK바이오팜의 핵심 축으로 빠르게 편입시켰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최 본부장이 SK바이오팜 컨트롤타워를 수행함에 따라 그가 주도해 온 사업들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미래 성장 모달리티로 부상한 방사성의약품(RPT)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RPT 본부를 신설했다. RPT 본부는 원료·동위원소 확보, 파이프라인 발굴 및 전임상 수행, 글로벌 사업개발 등 전주기 운영 기능을 갖춘 조직이다. 회사는 이번 신설을 통해 RPT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업계는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2026년은 SK바이오팜의 빅 바이오텍 도약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최윤정 본부장이 그룹 전체의 바이오·헬스케어 투자와 사업을 조율하는 실질적인 리더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며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글로벌 성장 전략,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총괄하며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직접 그리는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