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뒷걸음친 3분기 실적 성적표를 받은 카드업계가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카드가 주도하던 상업자표시전용신용카드(PLCC) 구도에는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수익 다변화를 위해 연회비 수익을 늘려가는 추세다. 결제 구조가 고도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다지는 활동도 이어졌다.
전업 6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의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조6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4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의 누적 순이익은 1조6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특히 현대카드를 제외한 5곳의 순익은 대손충당금을 포함한 비용부담 여파로 모두 줄었다. 이러한 상황 속 카드사들은 업황 부진을 극복하고자 새로운 수익처로 떠오른 PLCC, 연회비,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3분기 결제금액은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카드사들의 순익은 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 때문에 후퇴했다. 먼저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2% 감소했다. 이는 대손충당금이 8.4% 상승했고 지난 6월 진행한 희망퇴직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의 충당금은 13.3% 늘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6.4% 줄었다.
5개 카드사의 순이익이 후퇴한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올랐다.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3분기 당기순익 2806억원)과의 격차를 250억원 수준으로 좁힌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라인업 강화를 통해 우량 회원 중심으로 회원 수가 증가했고 신용판매취급액이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른 카드사들도 PLCC 제휴를 늘려가는 중이다.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충성 고객을 모집해 신용판매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현대카드 위주의 PLCC 시장 구도에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존에 현대카드와 제휴했던 배달의민족, 스타벅스는 각각 신한카드, 삼성카드로 제휴사를 변경했다.
또 신한카드는 키움증권, 코웨이, 넥센타이어 등과 협업을 맺고 상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하나카드에서 MG새마을금고와 함께 선보인 ‘MG+S, W’ 카드 시리즈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프리미엄카드 확대 전략도 눈에 띈다. 프리미엄카드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고급 서비스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상대적으로 연회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 마련이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수익원으로 연회비를 키워가는 것이다. 실제 롯데카드와 BC카드까지 포함한 전업 카드사 8곳의 상반기 연회비 수익은7653억원으로 2020년 대비 45% 증가했다.
해외시장 진출 활동도 이어졌다. 우리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QR 가맹점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연내 일반 고객에게 오픈할 예정이며 아시아 지역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계에 다다른 수익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저마다 여러 방면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PLCC·연회비 전략도 이런 활동 중 하나지만 업황 개선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만큼 다른 방법을 계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