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추석 연휴 동안 깜짝 흥행세를 보였다. 출시 반년 만에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모습이다. 기존 MMORPG와의 차별화를 통해 1020 세대를 공략한 것이 그 비결로 꼽힌다. 이에 MMORPG의 성공 공식을 새롭게 정립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출시 6개월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미지=넥슨)

10일 기준 ‘마비노기 모바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4위에 올라 있다. 추석 연휴 초반이었던 지난 5일 구글플레이 매출 1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한 뒤 안정화되는 추세다.

일차적으로는 대규모 업데이트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지난달 25일 첫 번째 시즌 ‘빛의 신화! 팔라딘’을 선보인 바 있다. 주요 콘텐츠로는 메인 퀘스트 ‘여신강림 3장: 팔라딘’과 신규 지역 및 사냥터 등이 있다. 이를 기념한 각종 이벤트도 함께 실시했다.

론칭 이후 약 6개월 만에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출시 전까지만 해도 개발기간 8년과 개발비 1000억원 등 높은 비용에 대한 우려가 컸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도 그래픽 퀄리티와 BM 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일부 존재했다.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이 누적되고 기존 게임과의 차별점이 부각되자 긍정적인 평가들도 이어졌다.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간과돼 왔던 생활형 콘텐츠를 비롯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전투 등이 대표적인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이는 IP(지식재산권)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마비노기’의 경우 넥슨의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유저층이 얇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의 흥행으로 이를 보강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마비노기’ 유저들의 충성도 자체는 높지만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 등 다른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그 수가 적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마비노기 모바일’을 통해 기존 팬덤뿐만 아니라 신규 유저층까지도 확보하면서 체급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MMORPG의 문법을 탈피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젊은 유저들을 다수 확보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사실 기존의 모바일 MMORPG의 주된 수요층으로 중장년층이 지목돼 왔다. 실제로 주요작들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3050세대가 다수를 이뤘다. 콘텐츠나 BM 등도 이들에 맞춰 설계됐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면서 장르 전반에 걸친 혁신을 기대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10대와 20대 이용자가 전체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1020세대가 즐기는 MMORPG로 자리매김하며 기존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넥슨의 주요 IP로서 장기 서비스를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마비노기’의 경우 전통적으로 생활 콘텐츠가 강조된 IP였으며 모바일화 과정에서 이를 충실히 계승했던 점이 동종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포인트로 작용했다”며 “MMORPG 장르도 리니지라이크라는 형태로 고착된 측면이 있었는데, 이러한 시도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만큼 향후 어떤 변주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