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경영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는 한미약품이 2분기부터 실적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1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던 북경한미가 임종윤 동사장의 복귀로 안정화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분기 매출액 39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5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 줄지만 3분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2분기 매출액 39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한미약품)

1분기 부진했던 주요 계열사인 북경한미는 지난 1분기 매출액은 9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5% 줄었다.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70%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내 독감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으로 최대 실적을 거둔 이후 해당 질병이 둔화되면서 판매가 저조했고 재고 문제가 발생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분기부터는 북경한미약품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경한미 R&D 센터 주도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차세대 면역항암 신약 BH3120의 비임상 연구가 순항 중인데 이어 북경한미 성장을 이끌었던 임종윤 이사의 동사장 복귀로 경영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2월 이사회를 거쳐 임종윤 이사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으로 선임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과거 성공적인 중국 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여 북경한미약품의 지속적인 성장과 그룹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임종윤 이사가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임종윤 이사는 과거 2005년부터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을 역임하며 회사의 매출을 100억 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특히 마미아이 등 현지 시장 1위 제품을 만들어내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과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경영권 분쟁 종식 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하는 만큼 북경한미에는 적임자인 임종윤 동사장을 앉히고 기존 동사장이었던 박재현 사장은 한미약품에 집중하게 한다는 복안도 담겼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경한미에 임종윤 동사장의 복귀가 연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에 급격한 실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경영 정상화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임종윤 동사장 복귀와 함께 룬메이캉이 독점했던 유통망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는 룬메이캉의 판매 부진과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북경한미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룬메이캉은 임종윤 동사장 소유의 코리그룹 계열사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해 이러한 내부거래 논란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룬메이캉 독점 유통 구조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유통망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내년 5월 완공될 대규모 종합기지와 물류 자동화를 통해 장기적인 유통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