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의 난’ 다시 시작...신동주 동생 구속에 “신동빈은 즉각 사퇴하라"

정 선 기자 승인 2018.02.14 12:29 의견 0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의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한국정경신문=정 선 기자] 형제의 난이 다시 불붙는 조짐이다. 어제(1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자 그간 잠잠했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공세가 시작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늘(14일)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 사이트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光潤社) 대표 명의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유죄판결과 징역형 집행에 대해서'라는 입장자료를 발표했다. 신 회장은 입장문에서 신동빈 회장의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끌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모든 소송에서 지면서 경영권에서 물러난 것으로 비춰졌다. 신 전 부회장은 그간 롯데 경영권을 다시 찾겠다는 의지 표명 외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주로 일본에서 물밑 작업을 해왔다. 

신 전 부회장은 입장자료에서 지난 13일 신동빈 회장의 뇌물 공여사건 1심 재판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배임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 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신 전회장은 입장문에서 "롯데 그룹에서 한일 양측의 대표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배임, 뇌물 공여 등 각종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이자 지극히 우려스러운 사태"라며 "신동빈 씨를 즉각 해임하고 회사를 근본부터 쇄신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위기를 수습하고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원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을 기회로 경영권 탈환에 나선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이 어디까지 갈 지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다시 '무한주총'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상법상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 경영진의 해임안을 주총에 상정할 수 있다. 

만일 신격호 회장 유고 사태까지 겹친다면 형제의 난은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의 유고 사태가 벌어진다면 한일 롯데그룹은 경영권을 두고 또 다시 대혼란에 빠져들 것"이라며 "현재 일본 롯데그룹에서 신 회장을 지지해 왔던 지분의 움직임은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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