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23%, 코로나 쇼크로 신용 타격"..S&P "항공업 '사스' 이후 최악"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3.13 11:18 | 최종 수정 2020.03.15 14:15 의견 0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수출과 교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락 위험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 박준홍 이사는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저하되는 곳이 많을 것이며 등급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S&P가 등급을 부여한 한국 기업 가운데 23%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S&P는 한국에 대해 "정유, 화학, 철강, 유통, 자동차, 항공, 전자 업종 등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행, 레저, 항공 등은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항공업에 대해서는 3월달 일별 이용객이 약 2만명 감소했다고 강조하며 지난 2003년 사스(SARS, 중동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최악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3월달 일일 이용객은 수는 연간 평균치의 10~20% 내외에 불과하다.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대해서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연간 판매량의 2%에 달하는 12만대 수준의 차량 생산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S&P는 생산력이 떨어지는 상황보다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을 더욱 위기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의 높은 수출 의존도를 고려하면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이 실적이나 신용도에 더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차 등과 같은 대기업들은 현재로선 "비교적 유동성이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막대한 현금보유고와 보수적인 재무 정책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오는 6월 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1% 정도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 다시 약 3.2% 정도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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